캐나다 언론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5이닝 2실점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투구에 박수를 보냈다.
류현진은 1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홈런) 3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4-2로 앞선 6회말 교체돼 승리 요건을 갖췄던 류현진은 불펜이 무너지면서 시즌 4승이 불발됐다.
다만 팀이 13-9로 재역전승을 거둬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해발고도 1610m의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 저항이 적고, 장타가 많이 나오는 쿠어스필드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투수들에게는 최악의 조건이다.
류현진도 그간 쿠어스필드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2019년 8월 1일 이후 4년 1개월 만에 찾은 쿠어스필드에서 완급조절을 앞세워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쿠어스필드 답게 양 팀은 29안타를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토론토는 홈런 3방을 포함해 17안타를 몰아쳤고, 콜로라도도 홈런 2방에 12안타를 날렸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이 5이닝 2실점한 것은 (다른 구장에서)7이닝 무실점한 것과 다름 없다”며 “류현진은 6회에도 계속 던질 수 있었지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불펜 투수들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토론토 선은 류현진이 몇 차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했다며 앙헬 에르난데스 구심의 볼 판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 놀런 존스와 맞대결을 펼친 류현진은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었지만, 에르난데스 구심이 볼을 선언해 볼넷을 내줬다.
토론토 선은 “류현진이 3회말 엘레우리스 몬테로에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5이닝 동안 4안타를 맞았다”며 “그럼에도 류현진의 투구는 토론토가 불펜을 투입하기 전에 필요한 것을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토론토 구단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류현진의 투구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류현진이 복귀 이후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글로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예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