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이강인이 첫 선발로 출격한 황선홍호가 대회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마치며 16강으로 향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앞서 쿠웨이트(9-0 승), 태국(4-0 승)을 완파하며 일찌감치 조 1위 16강을 확정한 황선홍호는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달렸다.
3경기 동안 16골을 넣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16강에서 F조 2위인 키르기스스탄과 27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키르기스스탄은 F조 최종전에서 대만을 4-1로 대파해 인도네시아, 대만과 1승2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이들 간 골 득실과 다득점 등을 따진 결과 가장 앞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2무1패가 된 바레인은 E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바레인은 27일 북한과 16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남자축구는 23개국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A, B, C, E, F조는 4개국이, D조는 3개국이 편성됐다.
각 조 2위까지 12개국과 3위 국가 중 성적이 좋은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역대 최다 우승(5회) 기록을 보유한 한국은 6번째이자,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한다.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황 감독은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지난 21일 합류해 태국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이강인을 전격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 태국전 선발 명단과 비교하면 홍현석(헨트)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바꿨다.
최전방에는 조영욱(김천), 안재준(부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서고, 미드필더에는 이강인을 비롯해 홍현석, 정호연(광주)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는 최준(부산), 이한범(미트윌란), 김태현(센다이), 박규현(드레스덴)이 자리했다. 골문은 민성준(인천) 골키퍼가 지켰다. 이번 대회 첫 출전이다.
태국전에서 경고가 누적된 와일드카드 수비수 박진섭(전북)은 이날 결장했다.
한국이 사실상 그라운드 절반을 사용하며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하는 바레인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이강인이 경기를 조율하는 가운데 한국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3분 정우영의 오른발 프리킥은 골문을 벗어났고, 전반 19분 코너킥 찬스에서 이한범의 헤더는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조영욱은 전반 23분을 시작으로 25분, 26분에 연달아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나거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강인은 주로 후방에 머물며 왼발로 침투 패스를 찔러주거나, 날카로운 크로스로 빈틈을 공략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왼발이 공격포인트로 이어지진 않았다.
황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20일 소속팀 PSG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도르트문트(독일)와 조별리그 1차전(2-0 승)을 교체로 뛰고 온 이강인을 전반 36분 만에 불러들이며 체력을 관리했다.
이강인이 나오고, 고영준(포항)이 들어갔다.
이른 시간 변화를 준 한국은 이후에도 바레인 골문을 두드렸으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고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에도 한국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영점 조준이 안 되던 한국은 공격 가담에 나선 이한범의 선제골로 균형을 깼다.
후반 16분 코너킥 이후 반대편으로 흐른 공을 정호연이 다시 크로스로 연결했고, 문전에 있던 이한범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3분 뒤 교체 카드 3장을 한꺼번에 꺼냈다. 조영욱, 정우영, 정호연을 빼고 박재용, 송민규, 백승호(이상 전북)를 내보냈다.
근육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했던 송민규는 이날 처음 출전했다.
이로써 황선홍호는 조별리그 3경기 동안 골키퍼 김정훈(전북)만 빼고 21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교체로 들어온 와일드카드 주장 백승호가 추가골로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29분 상대 페널티박스 외곽 정면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후반 31분에는 장신 스트라이커 박재용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34분에는 안재준 대신 와일드카드 측면 수비수 설영우(울산)가 교체로 나왔다.
한국의 세 번째 골은 전반에 이강인과 교체도 들어온 고영준이 책임졌다. 홍현석이 후방에서 찔러 준 패스를 침투 후 컨트롤해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찾아 관중석에서 황선홍호의 3연승을 지켜봤다.
정 회장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박진섭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