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사상 최초로 두 차례 최우수선수(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타니는 16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 결과 1위표 30장을 싹쓸이, 총점 420점을 얻어 수상자로 뽑혔다. 2위표 24장, 3위표 6장으로 264점을 받은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가 2위가 됐다.
오타니가 AL MVP를 받은 것은 투타 겸업을 본격적으로 펼친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62개의 홈런을 날려 61년 만에 AL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밀려 수상이 불발됐다.
오타니는 올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MVP를 다시 품에 안았다.
만장일치로 AL MVP를 받은 역대 11번째, 12번째 사례의 주인공이 모두 오타니가 됐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한 선수가 두 번 이상 만장일치로 MVP에 등극한 것은 오타니가 사상 최초다.
오타니에 앞서 에인절스 소속으로 AL MVP를 수상한 것은 돈 베일러(1979년), 블라디미르 게레로(2004년), 마이크 트라우트(2014·2016·2019년)가 있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6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MLB 전체 OPS 1위, AL 홈런 1위를 차지했다.
투수로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32이닝을 던지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올해 8월말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돼 투수 활동을 접은 오타니는 타자로 시즌을 마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옆구리 부상이 생겨 9월 중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오타니는 시즌 아웃된 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시즌을 일찍 마쳤음에도 오타니가 올해 AL에서 최고의 선수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에인절스와 계약이 만료된 오타니는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 됐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내년 시즌 타자로만 뛰고 투수로는 2025년 복귀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천문학적인 몸값을 챙길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내셔널리그(NL) MVP 투표에서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위표 30장을 독식해 역시 총점 420점을 기록, 수상자로 뽑혔다. 2위는 2위표 30장을 쓸어 담은 무키 베츠(LA 다저스)였다.
양대리그에서 모두 만장일치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31년 이후 무려 92년 만이다.
NL에서 만장일치로 MVP를 받은 것은 아쿠냐 주니어가 역대 8번째로, 2015년 브라이스 하퍼 이후 8년 만이다. 애틀랜타 소속 선수의 NL MVP 수상도 역시 8번째다.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가 NL MVP를 받은 것은 아쿠냐 주니어가 최초다. AL에서는 미겔 카브레라(2012~2013년), 호세 알투베(2017년)가 수상한 바 있다.
아쿠냐 주니어는 올해 159경기에서 타율 0.337 41홈런 106타점 73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단일 시즌에 40홈런과 70도루를 동시에 수확한 선수는 아쿠냐 주니어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40홈런과 50도루를 함께 달성한 선수도 없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도 득표에 성공했다. NL MVP 투표에서 10위표 5장으로 총 5점을 받아 15위에 자리했다.
한국인 빅리거가 MVP 투표에서 득표에 성공한 것은 추신수(현 SSG 랜더스), 류현진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뛰던 2010년 AL MVP 투표에서 6위표 1장, 9위표 1장, 10위표 2장을 받아 14위를 차지했고,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2013년 NL MVP 투표에서 5~7위표 1장씩과 9위표 4장, 10위표 3장을 받아 12위에 올랐다.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뛰었던 2019년 NL MVP 투표에서 7위표 1장으로 19위가 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긴 2020년 AL MVP 투표에서 8위표 1장을 받아 13위를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