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원맨쇼로 중국전 완승에 앞장섰다.
손흥민은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한국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6일 싱가포르와의 1차전 5-0 대승에 이어 월드컵 2차 예선 2연승을 달렸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전반 11분 황희찬(울버햄튼)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슛으로 중국 골문 왼쪽 하단 구석을 흔들어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중국 관중의 야유를 의식한 듯 득점 후 입으로 손가락을 가져가 ‘쉿 세리머니’를 펼친 뒤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손흥민의 골 감각은 계속됐다. 전반 45분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의 왼발 크로스를 머리에 맞춰 추가골을 기록했다.
앞서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때린 오른발 슛이 중국 골키퍼에 막혔던 손흥민은 가까운 포스트로 빠르게 뛰어들어 머리로 방향을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멀티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이강인에게 달려간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A매치 116번째 경기에서 나온 40, 41호골이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58골),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50골)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남자 축구 40골 돌파다.
또 지난달 베트남전(6-0 승)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전(5-0 승)에 이어 A매치 3경기 연속골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중국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 인사이드캠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최종 훈련을 마친 뒤 “(경기장에) 관중이 꽉 찬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 발언은 현실이 됐다. 손흥민의 멀티골 원맨쇼에 중국 관중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득점뿐만이 아니다. 손흥민은 이날 공격 2선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이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 아래서 움직이다가 공간이 생기면 왼쪽과 오른쪽을 파고 파고들었다.
또 상황에 따라선 미드필더 깊숙이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는 등 폭넓은 움직임을 자랑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 황희찬과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를 펼쳐 플레이메이커로서 면모도 선보였다.
화려한 발기술도 뽐냈다. 후반 10분 오른발을 왼발 뒤로 꼬아 때리는 라보나킥으로 침투하는 황인범(즈베즈다)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중국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후반 42분에는 도우미를 자처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정승현(울산)의 헤딩 쐐기골까지 도왔다. 정승현의 A매치 데뷔골이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을 터트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공격수다.
이번 시즌도 EPL 득점 랭킹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