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7억 달러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29)가 계약 기간 동안 총액의 3%에 해당하는 2000만 달러만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 조항에 매우 이례적인 지급 유예를 설정한 탓이다.
12일(한국시간) 디애슬레틱, LA 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은 “오타니가 연봉 7000만 달러 중 68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종료 후 받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다저스와 10억 7억 달러의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계약 기간인 2024년부터 2033년까지 연봉 200만 달러, 총 2000만 달러를 받고 뛴다. 계약 총액의 97%인 6억8000만 달러는 계약 종료 후 2034년부터 10년 동안 나눠 받는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대형 계약이 이뤄질 때 구단은 종종 지급 유예 조항을 삽입해 부담을 덜고 있다. 하지만 계약 총액의 97%를 유예하는 건 매우 드문 경우다. 일반적으로 10~20% 수준을 후불로 준다.
더 놀라운 건 이번 지불 유예는 오타니가 구단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이러한 과감한 선택은 우승에 대한 갈망에서 나왔다고 풀이되고 있다.
오타니와 계약에 지불 유예를 설정한 다저스 구단은 팀 연봉 총액을 낮춰 사치세 부담을 덜고, 추가 선수 영입을 계속해서 노릴 수 있게 됐다. 실력 있는 선수가 추가로 합류하게 되면 우승 전력에 더 가까워진다.
2018년부터 LA 에인절스에서 활약해온 오타니는 아직 한 번도 빅리그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강팀’ 다저스로 이적하며 우승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광고 등 부가 수입이 적지 않다는 점도 오타니가 역대급 지불 유예를 선택할 수 있게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또 다저스와의 계약이 끝난 후 타주(세금이 적은 혹은 없는) 곳으로 오타니가 이사를 가게 될 경우 그 높은 캘리포니아주의 세금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