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파리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꺾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30분 코너킥 찬스에서 이태석(서울)이 올린 크로스를 김민우(뒤셀도르프)가 머리에 맞춰 결승골을 터트렸다.
아랍에미리트(UAE)와 1차전(1-0 승), 중국과 2차전(2-0 승)을 잡고 2연승을 달려 8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한국은 일본까지 누르고 3전 전승(승점 9)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3경기 동안 4골을 넣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B조 1위 한국은 오는 26일 오전 2시30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A조 2위(2승1패·승점 6)인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에 져 B조 2위(2승1패·승점 6)가 된 일본은 25일 오후 11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A조 1위(2승1무·승점 7)인 개최국 카타르와 붙는다.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을 겸한다.
총 16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 지역예선 4위 팀인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겨야 올림픽에 갈 수 있다.
한국 축구는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까지 9회 연속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세계 기록이다.
최근 부상자가 늘어난 황선홍 감독은 토너먼트를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중국과 2차전과 비교해 수비수 조현택(김천)을 제외하고 선발 10명이 바뀌었다. 이 중 8명이 이 대회에서 처음 출전 기회를 얻었다.
서명관(부천)이 부상으로 낙마하고, 주장 변준수(광주)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수비는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조현택과 함께 이강희(경남), 이재원(천안)이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서울)이 꼈다.
중원에선 최강민(울산), 김동진(포항)과 함께 좌우 윙백으로 이태석, 장시영(울산)이 나섰다. 최전방은 정상빈(미네소타)과 함께 홍윤상(포항), 홍시후(인천)가 맡았다.
일본도 UAE와 2차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 7명을 바꾸며 토너먼트를 대비했다.
수비에 무게를 둔 한국은 정상빈, 홍윤상 등 발 빠른 공격수를 활용한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유효슈팅으로 이어질 만한 찬스가 없었다.
이후 경기는 점유율을 높인 일본의 주도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일본도 한국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움츠리고 있던 한국은 전반 44분 정상빈의 패스를 받은 홍윤상이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 옆으로 흐르며 무산됐다.
한국은 후반 9분 김동진이 거친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12분에는 홍윤상이 측면을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약하게 흘렀다. 한국의 첫 유효슈팅이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황선홍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13분 최강민, 김동진을 빼고 김민우, 황재원(대구)을 동시에 투입했다.
후반 17분에는 공격수 정상빈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강성진(서울)이 들어갔다. 또 조현택 대신 강상윤(수원FC)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변화는 적중했다. 공격 강도를 높이기 시작한 한국은 후반 30분 선제골로 균형을 깼다. 이태석의 코너킥을 김민우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다급해진 일본이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굳게 닫힌 한국의 뒷문은 열리지 않았다. 일본의 슈팅은 골문을 빗나가거나, 한국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에 차단됐다.
결국 경기는 김민우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킨 한국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