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대표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에서 맞붙는다.
양키스와 다저스는 오는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2024 MLB 포스트시즌(PS) WS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MLB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지만 이들이 WS에서 맞붙는 것은 지난 1981년 이후 무려 43년 만이다.
이전까지 양키스와 다저스는 WS에서 총 11차례 맞붙었다. MLB 역사상 가장 많은 맞대결이다.
가장 최근인 승부였던 1981년 WS에선 다저스가 웃었다.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역대 통산 전적은 양키스가 크게 앞선다. 양키스는 다저스와의 11번의 WS 맞대결에서 총 8승(3패)을 거뒀다.
양키스는 지난 20일 뉴욕 메츠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승제)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WS에 먼저 안착했다.
당시 양키스는 연장 10회초 후안 소토의 3점 홈런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WS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다저스는 하루 뒤인 지난 21일 WS 진출을 확정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 6차전에서 뉴욕 메츠를 10-5로 제압, 2020년 이후 4년 만에 WS 무대를 밟게 됐다.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MLB 최고의 슈퍼스타들의 홈런 경쟁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키스의 애런 저지와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이번 시즌 MLB에서 가장 뜨거운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오타니는 올해 54개의 아치를 그리며 내셔널리그(NL) 홈런왕에 올랐다. 동시에 59개의 도루를 기록,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금자탑을 세웠다.
시즌 막판 5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린 저지는 최종 58개의 홈런을 날리며 양대 리그 홈런왕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년 시즌 62번이나 타구를 담장 뒤로 넘기며 아메리칸리그(AL)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작성한 것에 이어 올해 역시 홈런 선두를 달리며 명실상부한 MLB ‘홈런왕’임을 증명했다.
다만 이번 시즌 PS에선 두 선수의 명암이 다소 갈렸다.
LA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보낸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후 올 시즌 드디어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생애 첫 PS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경기에서 타율 2할을 겨우 맞추며 부진했던 오타니는 NLCS에선 타격감 회복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메츠와의 6경기에서 평균 타율 0.364를 기록하며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WS 진출까지 달성했다.
다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4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홈런 없이 평균 타율 0.154를 기록했던 저지는 이어진 ALCS 5경기에서도 평균 타율 0.167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클리블랜드를 상대론 2개의 홈런을 날리며 자존심을 지켰다.
WS행이 확정되자 오타니는 “여기까지 오는 것이 나의 평생의 목표였다. 이를 넘어 WS까지 우승하는 것이 나의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여기까지 오기까지 모든 경기가 어려웠다”며 “팀원들과 함께 노력해 WS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된 것만으로 행복하다”라고도 전했다.
저지 역시 “좋은 선수들 덕분에 ALCS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도 “우리는 ALCS에서 승리하려 온 게 아니다. 우린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WS를 앞둔 각오를 전했다.
오타니와 저지 모두 각 리그 MVP 수상이 유력한 후보인 만큼, 두 팀의 WS 맞대결 결과에 따라 두 선수 중 한 명은 MVP와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쟁취하는 영예를 누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