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자유계약 시장 최대어 중 한명으로 분류됐던 블레이크 스넬과 5년 1억 82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과연 다저스가 스넬을 영입할 이유가 있었을까?
다저스는 이번 2024시즌 선발투수진의 줄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적절한 불펜데이 활용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성공했다.
선발투수가 부진해서 어려웠던 경기가 한 두 경기 있었지만 그것은 어느 팀이나 플레이오프에 오른 경우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또 다저스가 선발투수 때문에 시리즈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거나,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이번 겨울 자유계약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으로 분류됐던 스넬을 영입했다.
스넬이 다저스 천적으로 군림했던 것도 아니며, 스넬을 다른 팀에게 빼앗기면 다저스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도 예상되지 않는다.
스넬은 샌디에고 파드레스 시절에도 다저스를 만나 2021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3년 평균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고, 2024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다저스를 만나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천적은 아니다.
여기에 다저스는 2025시즌 선발라인업이 빵빵하다 못해 과연 상대팀이 대량 점수를 뽑아낼 수 있을까 싶은 라인업이다.
오타니 쇼헤이 – 야마모토 요시노부 – 타일러 글로스노우 – 블레이크 스넬 – 토니 곤솔린 – 보비 빌러 6선발에 플러스(플러스라고 하기에도 미안한) 클레이튼 커쇼와 더스틴 메이가 복귀한다.
그리고 올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일본 프로야구 자바 롯메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도 다저스와 가장 가깝에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다저스는 1,2,3 선발을 일본 선수로 채울 수도 있고, 스넬을 어쩌면 6선발까지 밀려날 수도 있다. 물론 돈으로 따지면 스넬은 4,5선발에 끼일 수 있다. 하지만 충성도면에서 커쇼보다 나을 수 없고, 투자면에서 곤솔린이나 메이보다 낫지 않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스넬을 영입했다.
다저스는 악의 제국이 아니라 악의 화신이 되고 가고 있다.
타선에도 MVP 출신이 세 명이나 포진돼 있고, 마운드도 탄탄하다.
그럼에도 계속 선발투수를 영입하는 이유는 부상으로 마운드가 붕괴되는 현상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꼭 필요할 때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빠지는 좌절을 더 이상 겪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8명의 최 정상급 선발투수를 불펜에서 놀게 놔둘 수도 없는 일이다. 사사키까지 영입한다면 9명이고, 아직 워커 뷸러와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않았다.
여기에 애틀랜타에서 자유계약 선수가 된 맥스 프리드와의 연결점도 꾸준히 이야기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프리드는 LA 출신이고, 엔시노의 하버드 웨스트레이크 고등학교 출신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다저스행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다저스는 남은 자유계약 기간 어떤 선수를 또 어떻게 영입할까? 오프 시즌 관전포인트이다.
과연 다저스는 저 많은 선발투수들을 어떻게 운영할까? 2025시즌 다저스 관전포인트다.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다는 다저스지만 저 정도면 악의 화신이 된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