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이적 시장을 뜨겁게 달군 일본인 강속구 투수 사사키 로키(24)가 2024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LA 다저스로 향한다.
사사키는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무척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야구 인생을 마치고 나중에 돌아봤을 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입단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팔을 걷어붙이고 싶다”고 전했다.
2020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뛰어든 사사키는 시속 160㎞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2022년 4월에는 20세5개월의 나이로 일본프로야구(NPB) 역대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52로 활약해 일본의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4시즌 동안 통산 64경기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냈다. 2024시즌에는 18경기에서 111이닝을 소화하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를 작성했다.
2024시즌을 마친 후 지바 롯데의 허락을 받은 사사키는 포스팅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했다.
강속구를 구사하는 사사키는 기대치에 비해 높지 않은 몸값 때문에 큰 관심을 받았다.
사사키는 2001년생으로 올해 만 24세다. 25세 미만 일본 선수가 MLB에 진출할 때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 규정에 따른 계약만 맺을 수 있다.
각 구단이 보유한 국제 아마추어 영입 한도액 내에서 신인 선수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각 팀 국제 영입 한도액은 최소 515만달러에서 최대 756만달러(약 111억원) 정도고, 사사키가 받을 수 있는 연봉도 76만달러로 제한된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최고 유망주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에 MLB 구단들이 뜨거운 영입전을 펼쳤다. 30개 구단 중 20개 구단이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고, 사사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각 구단은 PPT 뿐 아니라 영상, 책 등을 제작해 전달하기도 했다.
오히려 사사키가 반대로 구단들을 면접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사키는 ‘공평한 협상’을 이유로 에이전시 사무실에서 만날 것, 면담 시간 2시간 이내 등 몇 가지 제한을 걸기도 했다.
나흘 전 사사키 행선지 최종 후보가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압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날 사사키가 직접 다저스행을 공개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사사키가 다저스로부터 받는 계약금은 650만 달러(약 95억원)다. 지바 롯데 구단은 계약금의 25%인 162만5000달러를 이적료로 받는다.
사사키는 2년이 지나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면 초대형 계약을 노릴 수 있었다.
2023시즌을 마치고 만 25세의 나이에 포스팅을 선언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에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사사키는 조금이라도 일찍 미국으로 향하는 쪽을 택했다.
AP통신은 “다저스는 현재 국제 영입 한도액이 514만6200달러만 남았다. 다저스가 사사키에게 650만 달러의 계약금을 주려면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저스에선 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지난해 겨울 이적 시장의 선발 투수 최대어였던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가 뛰고 있다.
사사키가 합류하면서 다저스는 ‘꿈의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오타니가 올해 투수로 복귀를 준비 중이고, 다저스 선발진에 야마모토를 비롯해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 등이 버티고 있다.
아울러 사사키는 이달 초 LA 다저스와 계약한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과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