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반도체 장비 회사의 광고판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일본 언론과 LA 다저스 구단에 따르면, 최근 도쿄일렉트론(TEL)이 다저스와 다년 간의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TEL은 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의 홈플레이트 뒤, 투수 마운드, 외야 펜스 등 여러 위치에 회사 로고 광고판을 노출할 수 있게 됐다.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스타인 일본 출신 오타니 쇼헤이가 후원 계약의 배경이다. 다저스에는 오타니 외에도 일본인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가 뛰고 있다.
1963년 설립된 TEL은 반도체 생산 장비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 19개 국가와 지역에 87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미국에선 3개의 R&D센터와 18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잠재적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팬들이 많이 찾는 야구장에서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로고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야구와 다소 동떨어진 감이 있는 반도체 장비 회사의 광고판이라 더 눈에 띈다.
TEL은 “다저스 구단과 동일한 높은 목표를 공유하는 입장에서 세계 1위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진화하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TEL이 후원을 발표한 날, 일본 최대 여행사 JTB도 다저스 스폰서십 소식을 전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야구장 투어를 후원할 예정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MLB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는 등 리그 최고 선수로 맹위를 떨쳤다. 자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의 활약에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굵직한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스폰서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오타니가 2023년 12월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ANA, 다이소, 도쿄타이어, 코세, 야쿠르트, 키노시타그룹, 코와그룹 등 많은 일본 기업이 후원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스폰서 수입이 전년 대비 7500만 달러(약 11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폰서만으로 오타니의 연봉을 충당할 수 있는 말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가와이 도시키 TEL 사장은 “일본과 깊은 인연이 있는 유명 구단이자 많은 일본인 스타 선수들이 소속된 LA 다저스와 파트너십을 맺게 돼 영광”이라며 “꿈의 후원 계약이 다저스, TEL, 그리고 전 세계 다저스 팬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결과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