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한국의 중앙일보 계열 방송사 JTBC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스포츠비즈니스저널은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공개한 소장을 근거로 세부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LPGA는 소장에서 JTBC가 2024년과 2025년에 걸친 중계권 및 스폰서 계약 관련 총 10건의 지불 의무 중 절반인 5건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JTBC는 2024년 2월부터 2025년 2월 1일까지 지불기한을 넘긴 채 수차례 지급 요청을 받았지만, 성의 없고 불분명한 응답만 되풀이했다는 것이 LPGA의 입장이다.
다만, LPGA가 요구하는 손해배상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리 팍 챔피언십, JTBC 운영비 미지급으로 취소”
LPGA가 주장하는 가장 상징적인 피해 사례는 ‘Fir Hills 세리 팍 챔피언십’의 전격 취소다. 이 대회는 2024년 3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JTBC가 운영비 지급을 하지 않아 불과 몇 주 전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LPGA는 JTBC가 이 대회를 포함한 3개 대회의 후원 및 운영 비용도 지급하지 않았고, 세리 팍 챔피언십의 취소로 인해 약 150만 달러 상당의 직접적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한국의 골프 레전드 박세리의 이름을 딴 이벤트로, LPGA와 한국 팬들 사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녔던 만큼 상징적 충격이 컸다.
LPGA와 JTBC의 파트너십은 2009년 시작됐으며, 가장 최근의 계약은 2021년부터 2024년 말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LPGA는 JTBC와의 협력 종료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골프 전문 매체 Golfweek는 “LPGA가 한국 내 새로운 방송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LPGA는 현재 대형로펌 스캐든(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 LLP)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능한 법적 조치를 모두 검토 중이다. JTBC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LPGA는 전임 커미셔너 몰리 마르쿠 사만 사임 이후, 리즈 무어가 임시 커미셔너직을 맡고 있으며, 헤드헌팅 전문업체 Elevate와 함께 후임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재정 갈등을 넘어, 글로벌 스포츠 조직과 한국 미디어 대기업 간 신뢰 관계의 균열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향후 LPGA의 한국 내 방송 전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