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빅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로 4안타 경기를 펼쳤다.
이정후는 5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 4안타를 몰아친 것은 올해 8월 3일 뉴욕 메츠전 이후 33일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다.
맹타를 선보인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262에서 0.267(498타수 133안타)로 끌어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32에서 0.744로 올라갔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0.143에 그치며 고전한 이정후는 7월부터 점차 살아나더니 8월에는 ‘바람의 손자’ 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8월에 월간 타율 0.300, OPS 0.790을 작성했다.
9월 들어서도 타격감을 유지 중이다. 이달 들어 치른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생산했고,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과 이날 연달아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4일 콜로라도전에 결장하면서 이틀 휴식을 취한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후부터는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세인트루이스 우완 투수 마이클 맥그리비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스위퍼를 공략해 시속 104.7마일의 타구를 날려 안타로 연결했다.
이정후의 안타는 샌프란시스코의 대량 득점으로 연결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케이시 슈미트의 2루타로 이어진 무사 2, 3루에서 드류 길버트가 희생플라이를 쳐 3-0으로 앞섰다. 이정후는 이때 득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패트릭 베일리, 엘리엇 라모스, 라파엘 데버스의 3연속 안타가 터져 2점을 보탰고, 윌리 아다메스의 타점으로 6-0까지 달아났다.
이정후는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시속 102.2마일의 강한 타구를 생산해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는 길버트의 안타로 2루까지 나아갔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는 못했다.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 4번째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세인트루이스 우완 라이언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우선상을 타고 흐르는 3루타를 작렬, 1루 주자 맷 채프먼을 홈에 불러들였다.
4구째 컷 패스트볼을 공략해 시속 102.9마일의 빠른 타구를 만들어낸 이정후는 헬멧이 벗겨지도록 전력 질주해 3루에 도달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3일 만에 시즌 11번째 3루타를 날렸다. 그는 내셔널리그 3루타 부문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강한 타구로 안타 3개를 생산한 이정후는 8회에는 빠른 발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8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이정후는 유격수 쪽에 바운드 큰 땅볼을 쳤다.
세인트루이스 유격수 메이신 윈이 깔끔하게 1루에 송구했지만, 이정후가 여유있게 1루를 통과한 뒤였다.
후속타자 슈미트가 헛스윙 삼진을 당해 이정후는 2루로 나아가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 속에 세인트루이스를 8-2로 제압, 5연승을 질주했다.
72승 69패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78승 63패)와 격차를 6경기로 좁혔다.
지구 1위인 다저스를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공동 2위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이상 76승 65패)와 격차를 4경기로 좁히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