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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승환의 MLB] 클럽하우스가 붐볐다 — 매각 발표 당일, 에인절스의 하루

2026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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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전체를 덮은 대형 성조기와 함께 펼쳐진 국가 연주 세러모니. 석승환

2026년 9월 1일 화요일, 애너하임 에인절스 스타디움 — 에인절스와 뉴욕 양키스의 홈 3연전 두번째 경기가 열리는 이날, 경기 전 클럽하우스가 열리자 평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인원이 몰려들었다. 매 경기 하루 종일 이곳을 지키는 취재진은 기자를 포함해 여섯 명 남짓이고, 몇 사람이 빠지는 날이면 서넛으로 줄기도 한다. 이날은 그 몇 배가 한꺼번에 들어찼다. 크뢴케 스포츠 앤드 엔터테인먼트의 구단 인수 발표가 이날 오전 나온 직후였다.

3층 컨퍼런스룸에서 매각에 대한 내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젤리악 임시 단장. 석승환

일정부터 평소와 달랐다. 클럽하우스가 먼저 열려 잭 네토가 취재진 앞에 섰고, 이어 존 모젤리악 임시 단장과 커트 스즈키 감독의 회견이 연달아 열렸다. 이 회견은 보통 아래층 컨퍼런스 홀에서 진행되지만 이날은 방송 매체들이 자리한 3층에서 열렸다. 마이크 트라웃은 회견장이 아니라 그라운드로 내려가 덕아웃 옆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네토는 아침에 휴대폰을 보다 소식을 알았다고 했다. 위층이 바뀔 뿐 선수들은 매일 나와 하던 일을 한다며, 이날 저녁 6시 38분 양키스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1라운드로 지명한 아트 모레노에 대해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가 있다고 했고, 바깥에서는 애정보다 비난이 훨씬 많았지만 그 밑에서 뛴 선수로서는 잘 대우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변화는 필요했다는 말을 분명히 덧붙였다.

모젤리악의 이야기가 이날 나온 발언 중 가장 구체적이었다.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몰리 졸리 사장이 들어와 서류철을 책상에 놓으며 오늘 일정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고, 그 말이 맞았다고 했다. 부임 당시 모레노에게서 매각 가능성을 들은 적이 있어 놀랍긴 해도 충격은 아니었다는 표현을 썼다. 자신이 온 이유가 변화였고 다만 그 변화가 맨 위에서 시작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감독과 단장 등 장기 인선을 어떻게 진행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새 구단주가 방향을 제시해야 하며 그들이 판단에 포함돼야 한다고 답해, 사실상 인선이 인수 승인 이후로 밀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예산과 자유계약선수 영입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평소대로 운영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소식을 안 지 다섯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며, 두어 주는 지나야 그림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매각관련에 관한 내용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커트 스즈키. 석승환

스즈키 감독은 구장으로 향하던 중 모젤리악의 전화를 받고 알았다고 했다. 충격과 놀라움이라는 단어를 반복했고 선수단 반응도 같았다고 전했다. 자기 자리를 걱정하는 것은 이기적이라며 지금은 팀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데뷔 시즌에 이만한 변화를 겪을 줄은 몰랐다는 말이 남았다.

트라웃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졸리 사장의 전화를 받은 직후 크뢴케를 찾아봤고, 사는 팀마다 이기며 우승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선수로서 더 바랄 것이 없다는 표현을 썼다. 뉴저지의 열일곱 살 아이에게 기회를 주고 가족까지 챙겨준 구단이라며 모레노에게 나쁜 감정은 없다고 하면서도, 새 출발이 필요했다는 판단을 감추지 않았다. 남은 계약 4년을 언급하며 모레노가 떠난다고 자신의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램스 선수에게 연락해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했는데, 앞서 네토가 자신과 트라웃이 램스 선수들에게 연락했다고 말한 데 대해 트라웃은 자신이 연락한 것은 한 명이라며 네토가 다소 과장했다고 정정했다. 반등에 필요한 것으로는 트레이드 마감일의 정리를 꼽으며 팜 순위(산하 마이너리그 조직의 유망주 자원을 통틀어 평가한 순위)가 30위권에서 14위 정도로 올라온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에인절스 매각과 관련해 인터뷰 하고 있는 마이크 트라웃. X@claudiagestro

회견이 모두 끝난 뒤에도 취재진과 카메라는 흩어지지 않았다. 원정 팀인 양키스 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사람들은 에인절스 덕아웃 앞에 진을 치고 선수들의 훈련을 찍거나 각자의 방송을 이어갔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어느 날보다 밝아 보였다. 웃는 얼굴이 많았다.

인터뷰를 마친 후, 그라운드로 걸어나가는 마이크 트라웃. 석승환

그리고 우익수 파울폴 오른쪽 꼭대기가 있다. 그동안 이 구장에서 “구단을 팔아라”라는 외침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좌측 불펜 윗쪽에서 시작됐다. 소리는 우익수 쪽으로 번졌다가 좌익수 최상단으로 옮겨갔고, 결국 우익수 파울폴 오른쪽 가장 높은 자리에 모여 6회나 7회에 시작해 8회에 마무리됐다. 그 자리를 매 경기 지켜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날의 결정에 실제로 힘이 됐는지는 알 수 없다. 구단 가치의 상승도, 승계 문제도, 리그 전반의 매각 흐름도 모두 이유가 될 수 있다. 다만 오늘 저녁 그 자리에서는 더 이상 같은 말을 외칠 필요가 없어졌다. 무슨 소리가 대신 들릴지는, 6회가 되어야 알 수 있다.

<석승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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