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국가 연주·버스 오배송·숙소 문제 이어져…조직위 공식 사과 “원인 조사 중”
한국 남자축구가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4연패를 달성했지만, 금메달 시상식에서는 정작 태극기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졌다.
폐회식을 하루 앞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대회 초반부터 이어진 각종 운영 사고를 마지막까지 끊어내지 못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결승에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따르면 한국은 후반 16분 엄지성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일본을 제압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새 기록을 썼고, 일본과 맞붙은 최근 3차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경기 뒤 열린 메달 시상식에서 금메달 국가인 한국의 애국가가 울려 퍼졌지만 중앙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양쪽의 일본과 중국 국기는 정상적으로 올라간 반면 태극기만 멈춰 섰고, 한국 선수들은 게양대 쪽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태극기는 애국가가 끝날 무렵까지 정상 위치에 도달하지 못했고, 현장 한국 응원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주장 이기혁은 경기 뒤 “의도한 사고라면 너무 안 좋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시상식은 축하해줘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태극기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선수들도 그렇고 여기까지 응원 와주신 팬들도 불만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 조직위원회는 4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도요타 스타디움 남자축구 결승 시상식에서 국기가 적절하게 게양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며 “원인 등 자세한 내용을 현재 조사하고 있으며 관계자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막 이후 선수 수송과 숙박, 경기 운영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잇따랐다.
로이터에 따르면 남자축구 대표팀을 비롯한 선수단 수송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거나 목적지를 잘못 찾아가는 일이 발생했고, 일부 숙소에서는 누수와 예약 착오까지 벌어졌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숙소 문제로 호텔로 옮겨야 했으며 셔틀버스가 나타나지 않아 훈련을 취소하기도 했다.
국가 연주 사고까지 있었다.
지난달 18일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남자하키 경기에서는 한국의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한국 선수단이 공식 항의하자 조직위원회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대회 막판에는 금메달을 딴 한국의 태극기마저 제대로 게양되지 않는 사고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대회 운영 문제는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은 대회 조직위가 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수송과 숙박 문제를 되돌아보고 향후 국제대회 준비에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위원회 측도 당초 예상보다 선수와 관계자 수가 약 2,000명 늘어난 1만7,000명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숙박과 수송에 큰 부담이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한국이 일본을 꺾고 역사적인 남자축구 4연패를 달성한 날, 정작 시상식에서는 개최국 일본의 국기가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가 있고 금메달 국가의 태극기가 아래에 머무는 장면이 연출됐다.
수송 차질과 숙소 문제, 북한 국가 오연주에 이어 태극기 게양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폐막 직전까지 운영 난맥이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하게 됐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