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의 금메달 직후 터져 나온 일부 선수들의 ‘군 면제’ 발언이 거센 비판을 불러오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특례 제도를 아예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일보와 한국경제 등 국내 매체에 따르면 논란은 한국이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연패를 달성한 직후 시작됐다. 양민혁은 취재진에게 금메달이나 트로피보다 “군 면제라는 보상”을 보고 뛰었다는 취지로 말했고, 주장 이기혁도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에 가지 않게 됐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온라인에서는 “국가대표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현역 복무 중인 청년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선수들은 결국 잇따라 사과했다. 박승수는 모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을 조롱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논란은 곧 병역특례 제도 자체로 옮겨붙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5일 “병역특례제 폐지는 이미 했어야 하는 일”이라며 예술·체육 분야를 포함한 특례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출생으로 병역 자원이 급감한 상황에서 과거 ‘국위선양’을 이유로 만든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폐지 또는 대폭적인 재설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군대가 혐오시설인가”라며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경원 의원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BTS도 병역을 이행했다며 이제 ‘국위선양’만으로 병역특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제도 손질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병역 자원이 급감하고 있다며 대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현실적인 해법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도 금메달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과 병역특례를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시대에 맞춰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을 계기로 병역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금메달을 딴 선수들을 격려하기에 앞서 일부 선수의 행동을 이용해 ‘갈라치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병역의무 대상 선수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흔히 ‘군 면제’로 불리지만 병역의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병무청에 따르면 예술·체육요원은 자신의 분야에서 34개월간 복무하면서 총 544시간의 특기 활용 공익복무를 해야 한다.
이 제도는 1973년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달라진 데다 병역 자원 감소와 병역 공정성 문제가 겹치면서 폐지론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에는 축구대표팀의 ‘전역모’와 ‘군대 안 간다’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여야 정치권에서 동시에 축소·폐지 주장이 나오면서 53년간 유지된 아시안게임 병역특례가 실제 법 개정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