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하에 막대한 양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지하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돼 과학계의 이목이 쏠린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UC 샌디에고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수집한 지진파 자료 분석을 통해 지하에 다량의 물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하 바다는 화성 표면 아래 11.5~20㎞ 깊이의 화성암 밀집 지대에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은 화성 전체를 1마일(1.6㎞)의 깊이로 덮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중해 평균 수심인 1.5㎞보다 깊은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바샨 라이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로 얻은 물 추정치는 고대 화성의 바다를 채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의 양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으로 화성 지하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동안 과학계에선 30억년 전 화성에도 호수나 강, 바다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실제로 화성에서 물에 변형된 암석이나 물이 흐른 흔적이 남은 삼각주, 호수 퇴적물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라이트 박사는 “물이 있다고 해서 생명체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물은 생명체에 중요한 성분으로 여겨진다”면서 “우리는 물이 있는 지구의 깊은 지표 아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화성 물순환 과정을 이해하고 과거 또는 현존하는 생명체를 찾는 데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지구에서도 1㎞ 깊이의 구멍을 뚫기 어렵기 때문에 화성에서 20㎞ 아래에 있는 물을 사용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질학자나 물리학자가 화성의 내부 구조와 화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는 12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