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추라 카마리요 마리화나 농장에서 연방 당국이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여 약 200명을 체포하고, 아동 노동 착취 의혹으로 10여 명의 이주 아동을 구조했다. 이번 단속은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루 이민 단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토안보부(DHS)는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7월 10일 카핀테리아와 카마리오 지역 마리화나 재배지에서 형사 영장에 따른 단속을 시행했다”며 “현장에서 200명가량의 불법 체류자를 체포하고, 인신매매와 강제 노동에 노출된 이주 아동 10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현장인 벤추라 카운티의 글래스하우스 팜스(Glass House Farms) 농장 두 곳에는 500명 이상의 시위대가 모여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세관보호국(CBP)의 단속을 규탄했다. 시위대는 농장 근처 도로를 차단했고, 이에 연방 요원들은 오후 12시 35분경 최루탄과 비살상 무기를 사용해 해산에 나섰다. 현장에는 구급대가 출동해 부상자 치료를 위한 임시 응급소도 설치됐다.
노동자 권익 단체인 전미농장노동자연합(UFW)은 “이번 단속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중상을 입었고, 일부 미국 시민 노동자들도 연방 요원들에게 8시간 이상 억류됐다”고 밝혔다. 또 “억류된 미국 시민들은 휴대폰에 저장된 단속 영상과 사진을 강제로 삭제한 뒤에야 풀려났다”고 주장했다.
연방 당국은 시위대와의 충돌 과정에서 미국 시민 4명을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 혐의로 형사 입건했으며, 총기를 쏜 용의자 1명을 추적 중이다. FBI는 총격 사건 용의자 체포를 위해 5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국토안보부 트리샤 맥러플린 차관보는 “우리 요원들은 아동들을 구출하면서 시위대의 총격과 공격을 견뎌야 했다”며 “연방 요원을 공격하거나 개인 정보를 유출한 자는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글래스하우스 팜스 측은 “미성년자를 고용한 적이 없으며 고용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연방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가 농장 운영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UFW는 “농장에서 아동 노동이 있었다는 제보를 접수했으며, 미성년 노동자들에게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아동 노동 문제의 해결책이 강제 추방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연방 단속을 두고 정치권도 격렬히 반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X(구 트위터)에 “트럼프가 나를 ‘Newscum’이라 부르지만, 진짜 쓰레기는 트럼프”라며 “아이들을 사진 찍어 보여주고, 최루탄을 쏘고, 이런 법을 만드는 너희가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에 DHS는 “왜 마리화나 농장에서 아이들이 일하고 있냐”고 반박하며 공방이 이어졌다.
카렌 배스 LA 시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단속은 불법적이고 혼란스럽다”며 “이민자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즉각 발효했다. 카핀테리아 지역구인 살루드 카르바할 연방 하원의원은 현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저지당했고, “이런 군사작전식 단속은 지역사회를 더 위험하게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글래스하우스 농장 주변에는 여전히 가족과 지인들이 체포된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 있고, 일부 노동자들은 여전히 은신 중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민법 및 아동 노동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추가 정보는 확인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