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서부 해안 지역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쌀쌀한’ 여름을 맞고 있다.
미국 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지소는 27일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올해 6~7월 이 지역의 일일 최고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도심은 1982년 이후 가장 추운 여름 시작을 맞았으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1965년 이후, 리치먼드는 1991년 이후, 새너제이는 1999년 이후 가장 쌀쌀한 초여름을 기록 중이다.
NWS 몬터레이 지소의 매트 멜레 기상학자는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도심 샌프란시스코의 ‘노 스카이 7월(No-Sky July)’ 평균 일일 기온(주야간 평균)은 화씨 59.3도(약 15℃)로 평년보다 약 1도 낮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동부의 오클랜드에서는 이달 들어 섭씨 23.9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단 하루뿐이다.
이는 지난 2월 같은 수준의 기온이 3일간 관측된 것과 비교해도 올해 여름이 지난 겨울보다 더 쌀쌀하다는 의미다.
맬레 기상학자는 “기록적 추위는 아니지만 이 정도로 쌀쌀한 여름은 20~30년 만”이라며 “비슷한 날씨 패턴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또 “보통 더운 날씨를 유도하는 계절성 고기압대가 올해는 평년보다 서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이로 인해 태평양 북서부와 캘리포니아에 저기압대가 자리해 구름이 많고 기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기압대의 이례적인 위치가 연안 용승을 강화해 차가운 해수가 표층으로 올라오고, 이 바람이 육지로 불어와 기온을 더 낮추고 있다”며 “특히 샌프란시스코 만 앞바다와 포인트 레예스 서쪽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강수량 역시 이례적인 기록을 보이고 있다.
CBS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7월 들어 다섯 차례 비가 내리며 2022년의 7월 최다 강우일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특히 7월 21~27일 단 일주일간 다섯 차례 비가 내려, 1850년 이후 ‘7월 최다 강우 주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달 누적 강수량은 0.08인치(약 2㎜)로, 평년(0.01인치) 대비 8배에 달한다.
도심의 낮 최고기온은 화씨 60도 중반(약 18℃)에 머물고 있으며 올해 들어 70도(약 21℃)를 넘긴 날은 단 14일뿐이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