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색 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남성이 글렌데일의 한 연회장에서 열린 결혼식 중, 하객들의 축의금이 담긴 선물 상자를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상자 안에는 현금과 수표 등 총 8만 ~10만 달러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도난 사건은 지난달 31일 새벽 1시 직전, 글렌데일 사우스 센트럴 애비뉴에 위치한 르네상스 연회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하객들과 함께 축하를 나누던 신랑신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무대 근처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이, 한 남성이 조용히 접근해 선물 상자를 들고 사라졌다.
현장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남성이 연회장 벽면에 놓인 서버용 트레이 거치대를 접었다 펴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혼식 무대 옆에 놓인 선물 상자를 양손으로 들어 그대로 출구 쪽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신부 나딤 파라핫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취약한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이 연회장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상황을 주시하다가 기회를 보고 치고 빠져나간 것”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약 한 시간 동안 연회장 내부를 배회하며 기회를 엿봤던 것으로 보인다.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남성이 화장실에 들락날락하거나, 바에서 음료를 주문하는 듯한 모습, 로비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모습 등도 포착됐다. 이후 연회장 인근 골목에 설치된 또 다른 카메라에는 이 남성이 신형 메르세데스 벤츠 SUV의 조수석에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장면도 담겼다. 차량은 누군가가 운전하고 있었으며, 남성은 대머리에 올블랙 복장을 하고 있었다.
글렌데일 경찰국은 이 사건과 관련된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며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