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비리그 명문 브라운대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유일하게 확보했던 ‘관심 인물(person of interest)’을 석방하면서 수사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당국은 14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직후 체포됐던 남성에 대해 “더 이상 관심 인물로 볼 근거가 없다”며 석방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경찰이 특정한 용의자는 없는 상태다.
피터 네론하 로드아일랜드주 법무장관은 “해당 인물은 이번 범행과 관련해 법적·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사건 발생 약 12시간 뒤 이 남성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총격은 13일 오후 브라운대 캠퍼스 내 바루스·홀리 공과대학 건물에서 발생했다. 강의실에서 시험 리뷰 세션이 진행 중이던 가운데 총성이 울렸고, 학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도주했다.
프로비던스 경찰은 사건 직후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캠퍼스와 인근 지역을 봉쇄하고 수색을 벌였으며, 감시카메라 영상 확보에 주력해 왔다. 연방수사국(FBI)도 휴대전화 위치 분석을 위한 전담팀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범인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았다.
브렛 스마일리 프로비던스 시장은 “관심 인물 석방 소식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불안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수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명은 퇴원했고, 1명은 중태지만 안정적인 상태다. 나머지 7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상을 입은 학생 중에는 브라운대 재학생인 켄달 터너가 포함돼 있으며, 그의 가족이 병상 곁을 지키고 있다고 고등학교 측이 밝혔다.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던 브라운대 경제학과 레이철 프리드버그 교수는 조교로부터 상황을 전해 들었다며 “총격범이 강의실 상단 출입문으로 들어와 소리를 지른 뒤 총을 쐈고, 학생들이 좌석 아래로 몸을 피하려다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현장을 목격한 조교 조지프 오두로는 “범인이 무엇인가를 외쳤지만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중앙에 앉아 있던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389번째 대규모 총격 사건으로 집계됐다. 총기 폭력 통계 기관인 ‘건 폭력 아카이브’는 4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건을 대규모 총격으로 분류한다.
사건 이후 브라운대는 남은 학기 동안 모든 수업과 시험, 과제를 전면 취소했다. 크리스티나 팩슨 총장은 “학생과 교직원 다수가 캠퍼스를 떠나길 원하고 있으며, 학습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이어졌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이런 사건을 겪은 공동체는 결코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 역시 “기도만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브라운대는 위대한 학교”라며 희생자 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경찰은 당분간 캠퍼스와 인근 지역에 대한 경계 수준을 유지하며, 추가 제보와 영상 자료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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