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독립 기념 250주년을 맞아 높이 250피트(76.2m)로 세계 최고의 ‘독립 개선문(Independence Arch)’을 수도 워싱턴 인근에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1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링컨 기념관을 왜소하게 보이게 할 기념물을 올해 7월 4일 독립 기념일 전에 세울 것을 구상중이라고 보도했다.
예상 위치는 포토맥강 건너 버지니아주 ‘메모리얼 써클아치’로 알링턴 메모리얼 브리지 건너 링컨 기념관과 나란히 위치하게 된다.
트럼프, 모델로 삼은 파리 개선문 능가하는 높이 선호
이 개선문은 워싱턴 기념비(169.1m)보다는 낮지만 백악관(약 21m), 링컨 기념관(30.4m)이나 파리 개선문(50m) 보다 높다.

현재 아치형 개선문으로 가장 높은 것은 멕시코시티 개선문으로 67m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만찬에서 165피트와 123피트 높이의 아치 디자인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가장 큰 규모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에어포스 원에서 관련 질문에 기자들에게 “나는 그것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가장 크고 강력한 국가”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가 모델로 삼으면서도 더 크게 만들겠다고 공언한 파리의 개선문을 월등히 앞선다.
트럼프는 “아치의 압도적인 크기가 워싱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것이며 ‘250주년을 위한 250’이라는 슬로건에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싱턴 DC의 대변인 데이비스 잉글은 “이 아치는 워싱턴 DC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비전은 미국의 근간에 새겨져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기념물들 가리고, 접근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건축 전문가들은 교통 원형 교차로 한가운데에 설치될 개선문은 주변 기념물들의 본래 의도를 왜곡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가 계획중인 곳에 개선문이 건설될 경우 알링턴 국립묘지 언덕에 위치한 남부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옛 저택인 알링턴 하우스의 경관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지니아주 역사자원부의 은퇴한 수석 건축사학자 칼더 로스는 “규모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76m 높이의 아치가 알링턴 하우스를 마치 인형의 집처럼 보이게 하거나, 시야를 가려 전체 모습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통행량이 많아 보행자들이 기념물을 방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바라보는 경우 강 건너편 링컨 기념관과 국회의사당을 모두 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술 평론가 케이츠비 리는 “그렇게 큰 아치는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보다 소박하고 임시적인 아치를 구상했으며 이런 이견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리는 건축가 니콜라스 레오 샤르보노를 추천했고 백악관은 그를 아치 설치 프로젝트 책임자로 선정했다.
계획대로 추진될지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두 달 안에 아치 건설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아직 최종 계획을 공개하거나 연방검토 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아 계획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 D.C.에 기념물을 건설하는 계획은 여러 검토 위원회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워싱턴 D.C.의 기념물 건설 관련 법률을 고려할 때 의회의 승인까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부지로 관심을 갖고 있는 ‘메모리얼 서클’은 국립공원관리청 관할이다.
WP는 워싱턴에 개선문이 없다는 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다고 전했다. 다른 도시들은 전쟁을 기념하고 중요한 사건을 축하하기 위해 개선문을 세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소재 국립기념물재단 회장 로드니 밈스 쿡 주니어는 2000년 워싱턴 지도자들에게 평화의 아치 건립을 제안했으나 이듬해 9월 11일 테러 공격 이후 계획이 철회됐다.
이후 쿡은 조지아주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애틀랜타에 밀레니엄 게이트 박물관이라는 기념비적인 아치를 건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주니어를 ‘독립 개선문’ 디자인을 검토하고 승인할 연방 기구인 미술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3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 트루스 소셜에 금박을 입힌 디자인을 포함해 세 가지 버전의 대형 개선문을 아무런 설명없이 게시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 관계자는 개선문 디자인이 계속해서 다듬어지고 있다고만 밝혔다.
또한 백악관은 트루스 소셜 게시물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개선문 꼭대기에 대형 자유의 여신상을 세우는 계획이 포기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4억 달러가 소요될 수 있으며 백악관 연회장 건설을 위해 모금한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연회장에는 아마존, 구글, 록히드 마틴 등이 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K-News LA 편집부 editor@knews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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