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록적인 폭우로 시작된 텍사스 내륙 지역 홍수 사태의 사망자가 최소 82명으로 늘어났다. 어린이 사망자만 28명에 달하며, 이번 홍수로 인해 지역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7일 CNN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커 카운티에서만 68명이 숨졌고, 트래비스 카운티 6명, 버넷 카운티 3명, 켄달 카운티 2명, 윌리엄슨 카운티 2명, 톰 그린 카운티 1명 등 중부 내륙 전역에서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커 카운티 헌트 마을 인근 과달루페 강변에 위치한 기독교 여름캠프 ‘캠프 미스틱’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약 750명의 소녀들이 참가한 가운데, 홍수 발생 직후 23~25명의 어린이들이 실종됐고, 그중 상당수가 사망자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캠프 참가자였던 엘리너 레스터(13)는 “새벽에 폭우 소리에 잠이 깼고, 구조대가 매단 밧줄을 붙잡고 무릎까지 차오른 물 속을 건너 탈출했다”며 “캠프장이 완전히 파괴된 뒤 헬리콥터가 착륙해 사람들을 태웠다”고 말했다.
이번 홍수는 4일 새벽, 힐 컨트리 산악지대에 4시간 만에 38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과달루페 강 수위가 2시간 만에 6.7m 상승하고, 이후 9m를 넘어서면서 계측기가 고장났다고 밝혔다.
국립기상청과 기후학자들은 이번 폭우가 “천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수준”의 극한 강우였다고 평가했다. 평소 홍수 대비 계획조차 상정하지 못한 규모였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주민 237명이 구조됐으며, 이 중 167명은 헬리콥터로 구조됐다. 일부 주민들은 나무 위에 올라가거나 건물 옥상에서 밤새 대기하다가 구출됐다. 구조대는 새벽부터 헬리콥터 14대, 드론 12대, 구조팀 9개 팀을 투입해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구조와 수색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홍수가 휩쓸고 간 지역에는 전복된 차량, 부러진 나무, 진흙더미가 뒤엉켜 있으며, 일부 지역은 아직도 물에 잠긴 상태다.
현장에 있던 커빌 주민 매슈 스톤(44)은 “새벽에 경찰이 문을 두드려 대피하라고 했지만, 휴대전화로는 재난 경보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커 카운티의 롭 켈리 판사는 “우리에겐 경보 시스템 자체가 없다”며 대비 부족을 인정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홍수가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커 카운티 등 지역 사회는 교회와 학교 체육관 등을 대피소로 개방하고, 자원봉사자들이 구호 물품을 배포하며 피해 복구에 나섰다. 주민들은 SNS 등을 통해 실종자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는 “파괴적인 홍수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며 주 방위군과 긴급 구조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 주정부는 중부 내륙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긴급재난관리청(FEMA)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커 카운티를 연방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오는 11일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일”이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주휴스턴총영사관은 “현재까지 한국인이나 한인 교민 피해 신고는 없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 한인회도 “피해 지역은 한인 거주지가 아니어서 추가 피해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커 카운티는 샌안토니오 북서쪽 약 105㎞ 떨어진 지역으로, 평소 여름철 캠프와 낚시 등 야외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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