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모델 카일리 제너와 가수겸 영화배우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자가용 전세기를 자랑하면서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크게 비난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에 따라 많은 유명인들이 자가용 비행기 이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전세기 이용은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이용자들은 주로 처음 전세기를 타보는 무명인들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자가용 전세기 이용객이 2019년 이래 30% 가까이 증가했다.
전세기 대여 회사 디스커버리 제츠사의 대런 밴험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동안 이 업계에 있으면서 전세기 이용이 이처럼 많은 것은 처음 겪는다”고 했다.
이용객들은 주로 공구족이거나 맞춤형 고객들이다. 전세기 알선회사 JB 제츠사의 경우 고객의 75%가 전세기 첫 이용자다. 업계 경영자들은 코로나 안전을 우려하는 것과 항공사들이 단거리 항로 운항을 중단한 것이 전세기 이용이 늘어난 원인이라고 밝힌다. 지금도 항공편 부족으로 큰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자가용 전세기를 자랑하던 유명인사들이 지금은 크게 조심하는 모습이다. 대신 연설 약속이 있는 저자들, 투자 대상 부지를 찾는 부동산 업자, 암호화폐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푸에르토리코로 가족과 함께 휴가여행을 가는 등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시간 단위로 비행기를 임대한다. 임대료는 비행기 크기와 항로에 따라 시간당 3000달러(약 392만원)에서 1만달러(약 1308만원)에 달한다.
출발 5분전이든 15분전이든, 출발시간보다 늦든 비행기가 기다려주는 것이 장점이다.
전세기는 지상 이동 지원 서비스는 물론 고급 슬리퍼와 고객 취향에 맞춘 값비싼 치약·치솔 등 편의시설도 우수하다. 우버 방식으로 하늘 숙박소를 제공하는 XO사는 비행기를 대학 미식축구팀 분위기로 장식하거나 어린이 동반 승객을 위한 레고 장난감 지원, 장례식 참가 고객을 위한 화환 준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원하는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다.
전세기 이용객들이 캐비어와 샴페인을 주문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맥도널드나 버거킹 햄버거를 주문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다만 생수만큼은 피지 대신 에센시아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세기 이용객들은 애완동물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연간 최소 가입비 24만달러를 받고 자가용 비행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젯사는 자사 전세기가 애완 돼지도 태운다고 밝혔고 XO사는 고양이, 새, 도마뱀도 태운다고 했다. 애완 미니 염소를 태워달라는 고객은 거절했단다.
이들 특별 서비스에는 고액의 서비스료가 붙는다. 또 환경 피해도 크다. 유명인의 자가용 비행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추적하는 대학생 스위니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비행기가 올해만 대당 평균 3000 입방t의 온실가스를 배출됐다. 자동차는 연간 최대 5입방t의 배출가스를 배출한다.
전세기 제공 회사들은 배출가스를 상쇄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XO사는 승객들에게 “기후변화 대처 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트 에비에이션사는 일부 저배출 연료를 사용하고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 대해 소셜미디어에는 온갖 조롱이 등장하고 있다. 제너가 멀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17분 동안 자가용제트기를 탄 것이 논란이 된 뒤 그가 스타벅스, 타켓(대형 수퍼마켓), 냉장고에 제트기를 타고 가는 밈들이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