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시럽의 역사는 6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일 캐나다관광청에 따르면 멋진 단풍으로 캐나다를 물들이든 메이플(단풍나무)은 겨울이 시작되면 선물을 준비한다. 캐나다 원주민들은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메이플시럽을 수확하고 가열해 메이플시럽을 탄생시켰다.
메이플시럽은 이후 항산화제가 풍부한 천연 감미료이자, 캐나다의 상징이 됐다. 캐나다는 메이플을 국가의 상징으로 정하고, 매년 12월17일을 캐나다 메이플 시럽 데이로 정해 축하하고 있다.
◆곡식처럼 비축해 두는 메이플 시럽
세인트 제이콥스에 있는 ‘온타리오 메이플 시럽 박물관’을 방문하면 끈적끈적하고 흥미로운 메이플 시럽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캐나다 농업부는 설탕이 부족해지자 군인들의 식사용으로 메이플 시럽을 사용한 전시 요리법을 발표했다.
2011~2012년에는 퀘벡의 한 공급업체가 약 3000t의 메이플 수액(1870만 캐나다달러 가치)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 정부가 메이플 시럽의 전략적 비축량을 시중에 풀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퀘벡 농장의 봄맞이, 슈거 쉑 여행
메이플 시럽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이다.
동부 캐나다의 농부들은 봄이 되면 특히 분주해진다. 단풍나무 수액을 양동이에 받아 탱크에 모은 후 말이나 트랙터로 옮겨 가열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달고 끈끈한 시럽이 된다.
최근에는 역삼투, 튜빙 시스템, 고성능 증발기 등을 통해 제조 시간을 줄이고, 과정을 간소화하고 있다.
메이플 시럽 시즌은 보통 3월에 시작해 4~6주간 지속된다. 캐나다에서 메이플 시럽 시즌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메이플 시럽을 만들기 위해 메이플 숲 속에 지어진 작은 건물 ‘슈거 쉑’이다.
몬트리올이나 퀘벡 시티 근교에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슈거 쉑이 110여 개나 있다.
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슈거 쉑을 방문해 하루를 보내는 것이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계절 의례다.
눈 쌓인 메이플 숲에서 마차나 썰매를 타고 메이플 나무와 시럽에 대해서 배우고, 퀘벡 농장 전통의 풍성한 식탁을 즐기는 것으로 겨울과 작별하고 봄을 맞는다.
◆퀘벡 여행은 무척 달고나
슈거 쉑 시즌은 봄이지만 유명한 슈거 쉑들은 연중 식사를 제공한다.
식탁에는 메이플 설탕 파이, 메이플 도넛, 팬케이크, 메이플 태피 등등 메이플 시럽을 사용한 거의 모든 음식과 음료가 올라온다.
도심에서도 슈거 쉑을 경험할 수 있다. 퀘벡 도심에서 전통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라 부쉬’는 연중 ‘퀘벡의 달고나’로 불리는 메이플 태피를 선보인다.
대기줄이 길기로 유명한 몬트리올의 ‘오 피에 드 코숑 슈거 쉑’과 메이플 시럽으로 만든 립글로스, 막대사탕, 빈티지 병에 담긴 메이플 시럽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델리스 에라블 앤 시’도 흥미로운 장소로 꼽힌다.
퀘벡주 리고에 위치한 ‘몽타뉴 수크레’는 퀘벡 헤리티지 사이트로 지정된 곳으로, 흥겨운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메이플 요리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