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을 비롯한 전국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항공관제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다가오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공항 역사상 가장 혼잡한 한 주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4일 아침 LAX를 찾은 여행객들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 긴 대기줄을 감수하고 있었다. 한 여성 승객은 CBS LA와의 인터뷰에서 “관제 인력 부족 소식을 듣고 오전 8시 비행을 타기 위해 새벽 5시에 왔다”며 “줄이 너무 길어 불안하지만, 제발 지연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FAA(연방항공청)는 현재 최소 8곳의 관제 시설에서 인력 부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오스틴, 댈러스, 샌디에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로 향하는 항공편이 연쇄적으로 지연되고 있으며, 일부 관제사들은 임금 없이 근무하거나 병가를 내는 등 인력 공백이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2~3일) 동안 LAX와 샌디에고 공항에서는 평균 1시간 이상 지연이 발생했다. FAA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주말 동안 인력 부족으로 인한 ‘운영 경보’는 약 100건에 달해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미 여행협회(U.S. Travel Association)는 “정부 셧다운이 조속히 해소되지 않으면 추수감사절 여행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며 “최대 4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주간 약 2,000만 명이 항공편을 이용한 가운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교통부 장관 션 더피(Sean Duffy)는 “현재의 지연 상황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FAA가 전면 정상화되기 전까지 항공 지연과 취소가 잇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LAX 항공사들은 기록적인 인파에 대비해 인력과 게이트 운영을 조정 중이다. 하지만 FAA의 관제 인력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장기 지연과 출발 직전 취소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여행객들이 평소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하고, 실시간 항공편 상태를 확인하며, 정부 셧다운이 조속히 종료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