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우리 국민들이 여전히 일본 여행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관광청이 일본 후생노동성 입국자 건강 확인 시스템(ERFS)을 인용해 9일 공개한 일본 입국 희망자 수는 지난 4일 기준 1만3516명으로, 이중 한국인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일본 입국 희망자 수는 4753명으로, 전체의 35.2%를 차지했다. 일본 입국 희망자 3명 중 1명은 한국인인 셈이다. 한국에 이어 미국이 1658명으로 2위, 태국이 1164명으로 2위를 각각 나타냈다. 뒤를 이어 프랑스(860명), 호주(552명) 순이었다.
전체 일본 입국 희망자 1만3516명 중 8597명은 8월5~31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방문 희망자는 3280명, 10월 이후 방문 희망자는 1639명이었다.
일본은 지난 6월10일부터 단체여행에 한해 여행객에게 국경을 개방하고 있다.
하지만 CNN이 보도한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ISA) 통계에 따르면 국경이 개방된 6월10일부터 한달간 일본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1500명에 불과했다. 이중 한국과 태국인이 각각 400명, 미국인은 150명을 차지했다. 비자 신청 등에 2~3주가 소요되며 첫달 방문객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하루 20만명에 이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재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3년 가까이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터져나오고 있는데다 역대급 엔저까지 겹치며 일본 여행에 대한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의 여행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일본은 엔저로 인해 상대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달 초 오사카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A씨는 “편의점 콜라 500ml 가격이 한국에서는 2000원인데 일본에서는 1300원”이라며 “물가 차이를 제대로 느끼고 왔다”고 했다.
한국과 함께 최대 관광객 송출국가였던 중국과 대만 등의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는 것도 한국이 1위국으로 부상한 이유로 꼽힌다.
일본 관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한국·중국·대만·홍콩 등이 방일 여행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다”며 “하지만 중국·대만 등이 코로나19 방역규제를 여전히 강도높게 유지하면서 한국 관광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인들의 한국 입국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6월 일본인 한국 입국자는 1만7280명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42.8% 증가했다.
일본은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 1위였다. 코로나19 직전까지 한 해 700만명 가량이 일본 여행을 떠났다. 일본에서도 연간 300만명 정도가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일본이 2019년 한국의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판결 보복 조치로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며 ‘노재팬’ 열풍이 불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며 관광 교류가 완전히 끊어졌다. 일본 정부는 2020년 3월 한국인에 대해 적용했던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했고, 우리 정부 역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을 금지했다.
현재도 관광비자가 재개됐을 뿐 무비자 입국은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 정부는 ‘서울페스타’에 맞춰 국가간 상호주의 등을 이유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던 일본·대만·마카오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8월 한달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