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 28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용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과학법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된 법안은 지난달 미국 상·하원을 통과했다. 총 2800억 달러 규모로, 자국 반도체 연구·개발·제조 등 분야에 527억 달러를 지원한다. 여기에는 자국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용 예산 390억 달러(약 50조9340억 원) 등이 포함된다.
서명식 첫 발언을 맡은 슈머 원내대표는 연단에서 양손으로 연신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이며 기쁨을 표했다. 아울러 “오늘은 엄청난 날”이라며 이번 법안을 통해 마련한 예산을 “위대한 투자”, “최근 10년 이내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펠로시 의장은 “미국 가정을 위한 급여가 좋은 직업을 창출할 것”, “미국 반도체 제조를 세계 선두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이번 법안 의미를 평가했다. 아울러 “매우 매우 자랑스럽다. 오늘은 신나는 날”이라고 역시 기쁨을 표현했다.
최근 대만 방문을 강행하며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불러일으킨 그는 연단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웃으며 담소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대만 방문 전 “군에서는 지금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발언했었다.
역시 발언에 나선 러몬도 상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을 “보스”라고 칭하며 치켜세웠다. 의회 공화당을 향해서도 “이것은 초당적”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그는 “반도체는 우리 경제 전체에 동력을 준다”라며 이번 법안 통과로 자국 내 반도체 생태계가 수립되리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투자”라며 “미국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지 기업을 거론, “산업 지도자들은 미국이 돌아오고 있음을 본다”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이 이 법안에 반대해 적극적으로 미국 산업에 로비를 벌였다는 일은 놀랍지 않다”라며 “미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번 반도체법은 11월 중간선거 전 지지율 저조를 겪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성과로 평가된다.
한편 지난달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최근 리바운드 양성까지 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간헐적으로 기침을 했고, 기침이 이어지자 “실례한다.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아울러 법안 서명을 위해 테이블에 앉아서는 소리나게 코를 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