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이 제안한 2단계 임시방편 예산안을 두고 당내 강경파가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위기가 재차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 5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존슨 의장은 민주당과 손을 잡고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중도 해임된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전 의장처럼 당내 강경파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전망이다.
13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최소 5명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존슨 의장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칩 로이(텍사스) 워렌 데이비슨(오하이오), 밥 굿(버지니아),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조지 산토스(뉴욕) 등 당내 강경 성향 의원들이다. 이들은 존슨 의장안에 정부 예산 삭감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 의회가 오는 17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빠지게 된다.
이에 존슨 의장은 비교적 논란이 적은 분야 예산은 내년 1월19일까지, 나머지 분야는 2월2일까지 적용되는 2단계 임시예산안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정부 지출 삭감이나 이른바 독소조항은 없는 ‘깨끗한’ 임시예산안으로 평가된다.
반대 의견을 밝힌 공화당 강경파 의원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는 없다. 미 공화당은 현재 하원을 장악하고 있으나 5명 이상이 이탈할 경우 법안 자체 통과가 불가능하다. 소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구조다.
상당수가 반대하더라도 민주당의 도움을 받으면 법안 처리가 가능하기는 하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반대하는 분위기지만, 지출 삭감 등이 빠진 만큼 일부는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보고있다.
그러나 존슨 의장이 민주당과 손을 잡을 경우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이 더욱 커질 것이 뻔하다. 전임자인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 9월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손잡았다가 강경파들에 의해 중도 해임됐다. 존슨 의장 입장에서 민주당과 협업은 ‘독이 든 성배’인 셈이다.
그렇다고 당내 소수파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부 지출 삭감안과 여러 부수조항을 넣을 경우엔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라 민주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존슨 의장은 우선 14일 2단계 임시예산안을 하원 전체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뉴스는 “존슨 의장은 축출된 전임자보다는 더욱 선의를 갖고 임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임시예산안 싸움으로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