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민주당 페라로 후보, 공화당 페인 후보에 이은 세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이지만 흑인 여성이 부통령 후보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사실을 트윗을 통해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겁없는 싸움꾼이자 최고의 공직자인 카말라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발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도 카말라 해리스 지명 사실을 밝히고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수 개월전부터 흑인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것이라고 공언해 그간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 캐런 배스 연방 상원의원 등 대여섯명의 후보가 거론되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의 이번 대선 지형 상 카말라가 유력한 후로로 꼽혀왔다.
한 민주당 전략가는 앞서 ″해리스가 될 거다. 원래 해리스가 될 거였다. 해리스가 될 거라고 바이든이 생각지도 못했을 때에도 해리스가 될 거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CNN과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의 여성 러닝메이트 후보 10여명을 추린 뒤 해리스를 ‘넘버 원’으로 꼽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을 지냈던 해리스는 2016년 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경선에도 뛰어들었던 그는 토론회에서 선전하며 한 때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선거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경선이 시작되기 두 달 전에 레이스를 포기했다.
현재 미 상원에서 유일한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다.
해리스는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고, 연방 의회에서 민주당의 경찰 개혁안을 마련하는 과정 참여했다.
바이든이 흑인 러닝메이트를 지명하면 대선에서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포지션을 점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셀 수 없는 인종차별적 발언, 소수 인종에 대한 편견,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최측근과 핵심 요직도 백인 일색이다.
역사적인 상징성도 얻을 수 있다.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을 포함해 미국이 건국된 이후 지금까지 총 48명의 부통령이 있었지만, 그 중 여성, 흑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경선 토론 당시 바이든 후보가 과거 40년전 흑백 통합 스쿨버스에 반대한 전력을 집중 공격해 바이든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든 장본인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가 바이든으로 확정되자 해리스는 바이든 후보 부부와 함께 모금행사와 라운드테이블을 주최하고 TV에서 바이든을 옹호하는 등 바이든 부통령의 지지선언을 한 이후 충실한 대리인이 되어왔다.
특히, 해리스 상원의원은 지난 2015년 숨진 바이든 후보의 아들 보 바이든과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알려져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이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에 재직할 당시 보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을 맡고 있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스스로 보 바이든이 그립다며 살아 있을 당시 보 바이든과 하루에도 수차례씩 통화하기도 했다며 그와의 인연을 회고하기도 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흑인으로 분류되지만 동남아시아계로도 알려져 있다. 어머니 샤말라는 인도 외교관의 딸로 암 연구원으로 일했고, 해리스의 아버지 도날드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이 두 사람은 1960년대 UC 버클리 시민권 시위 때 만나 결혼했다. 그들은 해리스가 7살 때 이혼했고, 해리스와 그녀의 여동생 마야는 어머니 사말라에 의해 양육됐다.
관련기사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가장 유력
<김치형 기자>kmonsterl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