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19주기 행사가 지난 11일 열렸지만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얼굴도 보지 않았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각각 서로 만남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니아주 생크스빌을 찾아 추모식을 함께 했다.
생크스빌은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이 추락한 곳으로 당시 테러범은 국회의사당을 노렸지만 승객들의 사투로 이곳 들판에 추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에서 공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조심스럽레 911과 대선을 연계해 발언했다.
“고통과 악몽이 되살아나고 상처가 다시 시작되며 마지막 소중한 말들이 마음속에 계속 들려오고 있다”며 “함께 짐을 짊어지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테러리스트에게 저항해 더 큰 피해를 막은 33명의 탑승객과 7명의 승무원을 영웅으로 거론하며 “어떤 위기에서도 미국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날 뉴욕시 경찰과 소방관 등 400명이 넘는 긴급 대응 요원들이 생명을 바쳤다”며 그들의 특별한 희생과 미국을 안전하게 지킨 모든 긴급 구조요원들을 기린다”고 말했다.
당초 생크스빌 추모비 방문을 예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우가 기대됐던 바이든 후보는 이목이 쏠리는 것을 의식한 듯 뉴욕시행사장으로 향했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같은 시간 뉴욕의 옛 세계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바이든은 이날 추모식 현장에서 선거나 정치와 관련된 일체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날은 추모분위기를 흐리지 않기 위해 선거광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행사장으로 가기전 부터 기자들에게 “나는 오늘 911과 관련된 것 외에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겠다. 오늘은 엄숙한 날이다. 내일부터는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바이든은 이날 뉴욕시 추모식 현장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불러지고 있는 가운데 휠체어에 앉아 먼저 하늘로 간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노파를 위로하기도 했다.
앞서 ‘911데이’라는 단체는 양 캠프에 9월11일에는 선거 광고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 단체는 911테러 추모일에는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후보는 “오늘은 엄숙한 날이다. 어떤 뉴스도 만들지 않고, 9.11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함께 했다.
<박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