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이 24일 하버드대 등 미국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적용해온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아시아계 등 다른 인종을 차별하는지 심리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소수인종 배려 정책(affirmative action)이 불합리하다며 제기된 소송을 정식 심리 대상으로 채택했다.
이번 소송은 에드워드 블럼이 설립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라는 단체가 제기했다. 소수인종 배려 정책으로 특정 항목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낮은 점수를 받고 흑인 및 히스패닉 학생들이 유리해져 아시아계 학생들이 입학에 차별을 받게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하버드대는 인종에 대한 고려는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으며 아시아계 신입생에 대한 차별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하버드대 신입생의 약 4분의 1이 아시아계이고 16%는 흑인, 13%는 히스패닉”이라면서 “인종을 감안한 입학 정책을 폐기한다면 흑인·히스패닉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고는 노스캐롤라이나대에 대해선 백인과 아시아인 지원자들을 흑인, 히스패닉과 인디언 원주민보다 우대해 차별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소송은 하급심에서는 모두 기각됐다. 하버드대 등이 학내 다양성 증진을 위해 입시에 소수인종 배려 정책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하급 법원의 판단이었다.
1·2심 때는 기각됐지만, 보수 우위인 현행 연방대법원이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으로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미 대법원은 2016년에도 백인 여성이 텍사스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관 4 대 3의 결정으로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새롭게 소송을 제기한 SFA는 그 사이 대법원 구성이 크게 변화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특히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인종에 따른 배분은 비도덕적인 일”이라며 인종 배려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원고들의 주장이 연방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거의 모든 대학과 대학원에서 흑인과 라티노 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아시아계와 백인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