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미국에 거대 열돔(heat dome)이 생성돼 수천만명이 찜통 더위에 시달릴 거란 기상 예보가 나왔다. 유럽 일부 국가도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 때 이른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CNN 방송은 현재 미국 북부 평원에 머물고 있는 거대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 중이며, 이로 인해 미국 여러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였던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는 21일 최고 기온 섭씨 37.7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롤리는 22일 최고 기온 37.8도로 치솟는 등 미국 곳곳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지난주부터 때 이른 폭염에 시달렸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지난 13일 미국 남동부 멕시코 연안과 오대호, 동부 캐롤라이나주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내리고 주민 1750명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15일에는 미국 인구의 3분의 1(1억2500만명)이 폭염 영향권에 있었다.
지난 16일 중부 캔자스주 보건환경국은 약 2000마리의 소가 고온으로 폐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캔자스주 목장의 소들이 쓰러진 채 널부러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의 이상 고온이 열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돔 주변의 대기가 불안정해지며 폭우와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등 기상 이변도 일어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서유럽도 역대급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인기 휴양지 비아리츠는 전날 최고 기온이 섭씨 42.9도까지 올라갔다. 이번 프랑스의 폭염은 1974년 이후 현지에 찾아온 가장 이른 폭염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본다. 스페인과 독일 등에서도 6월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도 섭씨 30도가 넘는 등 더운 날씨가 화제가 됐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17일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로 나타나는 등 연중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고온 현상이 기후 변화의 일환이라며 우려한다. 클레어 눌리스 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은 “기후 변화로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불행하게도 미래를 미리 맛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