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세계 식량 위기로 글로벌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중국 외교 수장이 만났다.
8일 AFP통신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건설적인 대화를 희망한다”며 “양국의 관계처럼 복잡하고 중요한 관계에서 할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양국이 정상적인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양국 관계가 올바른 길을 따라 전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외교 수장이 양자 회담을 하는 건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번 회담을 두고 “최우선순위는 중국과 개방된 소통선을 유지하고 외교를 강화한다는 약속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양자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지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경계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중국이 어떤 지원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경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기후 변화, 세계 보건 및 마약에 관해 미국과 중국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다.
그러나 8개월 만의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러시아와 재차 결속을 다졌다.
왕 부장이 7일 먼저 발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으로 칭하며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은 왕 부장에게 침공의 목표를 우크라이나 ‘탈(脫)나치화’라고 재차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국은 서방의 제재 대응에도 협력 기조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일방적 제재의 용납할 수 없는 본질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