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주 대배심이 지난해 시카고 하이랜드파크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총기를 난사한 인물의 아버지를 16일 기소하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대배심원단은 총기 난사 사건 피고인의 아버지인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58)가 범행 당시 19세였던 피고인이 총기 면허를 취득하도록 도운 책임이 있다며 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검찰은 대배심원단의 기소를 확인했으며, 크리모 주니어가 다음날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법률 상 21세 미만은 부모나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총기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다.
에릭 라인하트 레이크카운티 검사장은 성명을 통해 “아이들이 전쟁 무기를 얻도록 돕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그 무기로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할 때 도덕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라인하트 검사장은 크리모 주니어에 대한 혐의가 2019년 12월 아들의 총기 면허 신청을 지원한 것을 근거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리노이주 경찰이 당시 크리모 3세의 총기 면허 신청서를 검토한 결과, 그의 전과나 정신건강 문제 등에서 특별한 실격 사유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총격 용의자의 부모나 보호자가 혐의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보도했다. 혐의 입증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크리모 3세는 지난해 7월4일 일리노이주 하일랜드 파크의 한 건물 옥상에서 지나가는 독립기념일 행진 대열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 총격으로 7명이 숨지고, 48명이 총상을 입었다.
대배심은 지난해 7월 크리모 3세를 1급 살인 혐의 21건, 살인 미수 혐의 48건, 가중폭행 혐의 48건으로 기소했다.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크리모 3세는 2019년 4월 흉기로 자살을 시도했고, 같은해 9월에는 가족들에게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모 주니어는 시장 선거 출마 경력이 있는 정치인 지망생이다.
크리모 주니어 측은 이번 기소에 대해 “근거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