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은 30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로 체포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러시아 특파원 에반 게르슈코비치 기자를 두 달 동안 미결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레포르토프스키 지방법원은 이날 게르슈코비치 기자에 대해 오는 5월29일까지 미결 구금하라고 판결했다.
법원 공보처는 “모스크바 레포르토프스키 지방법원은 2023년 3월30일 러시아 형법 276조(간첩)에 규정된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에반 게르슈코비치를 5월29일 구금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는 게르슈코비치가 미결수 구금시설인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 기밀 사항인 만큼 이날 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미국 측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 군산복합체 내 기업 활동에 대한 국가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게르슈코비치 기자를 스파이(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FSB는 그를 우랄 산맥 인근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혐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기자가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르슈코비치는 1991년 뉴욕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이다. 그의 부모는 1979년 소련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AFP, 모스크바타임스, 뉴욕타임스(NYT) 등에서 일했고 2017년부터 모스크바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1월부터 WSJ 모스크바 지국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WSJ은 성명을 내고 그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안전에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대 징역 20년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