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3개주를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일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을 확대해서 더 큰 영역의 대규모 국가 기념물로 지정하는 서류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 이곳을 애리조나 뿐 아니라 전 지구적 기념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해 현지 원주민 부족들이 수 십년 동안 염원해왔고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요구해 왔던 사업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번 조치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바로 북쪽과 남쪽의 약 4046 평방km의 면적이 더 보존되며 부근의 많은 협곡들과 고원들, 야생 동식물, 코뿔소, 산양, 사슴, 희귀 선인장류도 보존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5번째 국립기념물 지정이다.
애리조나주의 미국 원주민들은 대통령에게 탄원해서 전부터 1906년 제정된 문화재법에 따라 새로운 환경보호구역을 이 지역에 신설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 부근은 나바호족과 호피 족의 탄생지이자 주거지이며 많은 유물과 유적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센 바람속에서 현지 산악의 절경을 배경으로 마이크를 손에 쥔 채 ” 이 곳의 땅을 보존하는 것은 애리조나주를 위해서 뿐 아니라 전 지구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경제를 위해서도 좋고, 국민의 영혼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또 이번 지정을 바이든 정부가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른 사업들과 연계하면서 특히 피닉스 같은 곳에서 이번 여름 극한 폭염이 일어난 사실을 지적했다. 그 때문에 올 해에는 홍수나 허리케인 같은 다른 자연재해보다도 폭염사망자가 더 나왔다며 “이런 현상은 피할수도 있었던 일들”이라고 말했다.
또 전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한다며 청정 에너지에 반대하고 연방 정부의 환경보호정책 확대에 역행하는 개발에 치중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바이든이 연설한 레드 버트 지역은 문화적으로 하마수파이 족과 호피족 인디언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장소였고 이 날 모여든 청중들 가운데에는 전통적인 민속 의상을 입고 머리에 깃털 두건을 쓴 원주민들도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곳 행사를 마치고 2024 대선에서 민주당에게 안전한 곳인 뉴멕시코에 갔다가 다시 공화당 강세 지역인 유타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