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미국 외교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민주당 실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민주당)이 22일 비밀리에 이집트의 권위주의 정부를 지원하고, 금괴와 현금을 대가로 친구의 형사 기소를 막으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메넨데스는 상원 외교위원장 직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의원직마저 사임해야 한다는 요구는 거부하며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8년 만에 2번째로 기소된 69살의 메넨데스에 대한 기소장은 그가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켜야 할 의무와 부유한 사업가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려는 개인적 이익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적시했다. 메넨데스는 또 3명의 사업가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호의를 베푸는 대가로 수십만 달러의 현금과 금괴, 고급 승용차를 부인과 함께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필 머피 뉴저지주 주지사(민주당) 및 빌 패스크럴, 앤디 킴, 미키 셰릴 등 뉴저지주 하원의원 등도 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메넨데스는 그러나 검찰이 의회 사무실에서의 정상적 업무를 잘못 해석했다고 비난하며, 근거없는 주장으로 상원 업무가 방해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지난해 메넨데스 상원의원의 집을 수색하면서 경찰이 10만 달러 상당의 금괴와 48만 달러 이상의 현금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소장에는 메넨데스 의원의 이름이 적힌 재킷에 현금이 가득 찬 봉투가 들어 있는 사진이 첨부돼 있으며, 검찰은 메넨데스가 1㎏짜리 금괴의 시세를 검색한 기록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메넨데스는 각각 관련이 없는 2개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최초의 미 상원의원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미 상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내년 총선에서 다시 나설 계획이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메넨데스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