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명이 탄 비행기의 엔진을 운항중 정지시키려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한 조종사가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을 비행 전 먹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CNN,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검찰청은 살인미수, 승무원 방해 등 혐의로 알래스카항공 조종사 조셉 에머슨(44)을 연방법원에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에머슨에게 적용된 혐의는 그를 제외한 탑승 인원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 83건, 항공기 위험 혐의 1건 등이다. 그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에머슨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비행기의 엔진을 갑자기 멈추려고 했다. 이에 기장과 다른 조종사가 신속히 나서 이를 막았다고 항공사는 전했다. 비행기는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회항했고 이후 경찰은 에머슨을 체포했다.
당시 그는 비번으로 근무중이 아니었고 조종실에서 기장 뒤에 있는 좌석에 앉아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항공 교통 관제 통신 녹음에 따르면 조종사 중 한 명이 “조종석에서 엔진을 멈추려고 했던 사람을 잡았는데 그는 지금 뒤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내용이 기록됐다.
에머슨은 승무원에게 제압됐지만 비행기가 하강하는 동안 비상구의 손잡이를 잡으려는 시도도 했다고 미국 연방검찰청은 밝혔다.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작성한 진술서에 따르면, 에머슨은 약 6개월 전부터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한 경찰관에게 말했다. 또 어떤 약도 먹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경찰관과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에 대해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서에는 “경찰관과 에머슨이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에 대해 이야기했고 에머슨은 그 버섯을 먹었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에머슨은 당시 40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한 상태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는 “꿈을 꾸고 있던 것 같아서 그저 깨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비상 차단 손잡이를 모두 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괜찮아지지 않았다. 다른 조종사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구금 중 그는 “내가 한 일을 인정한다. 나에게 제기되는 어떤 혐의에도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이 사건이 에머슨의 정신건강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법원 관계자들이 법정 절차의 일환으로 피고인의 심리 상태에 대한 평가를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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