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9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 상대인 니키 헤일리의 이름을 조롱하면서 인종차별 공격을 하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헤일리 후보가 인도 이민자의 딸이라고 거듭 언급하면서 “님브라(Nimbra)”라고 불렀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인 헤일리 후보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뱀버그 출생으로 어릴 적 이름이 니마라타 니키 란다와였으나 항상 “니키”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헤일리라는 성은 1996년 결혼하면서 갖게 된 것이다.
자신도 이민자의 후손이자 이민자의 남편인 트럼프가 헤일리를 세 번이나 “님브라”라고 부르면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공격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후보 경선을 4일 앞두고 나온 것이다. 헤일리는 뉴햄프셔주 경선을 계기로 자신이 트럼프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공화당 후보임을 과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는 헤일리 후보의 이름을 빗댄 공격을 계속 해왔으며 “님라다”라는 이름을 “님브라”로 잘못 부르면서 1972년 출생 당시 미국 시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잘못된 주장을 펴왔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출생으로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몇 년 동안 음모론을 제기했었다.
헤일리 후보는 19일 트럼프의 공격에 대해 “사람들이 그의 공격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계속 짜증을 내는 것을 보면 분명 불안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돈을 TV 광고에 쓰는 것도 불안하다는 증거다. 트럼프는 선거가 잘못된다는 것을 알기에 불안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뉴햄프셔주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는 헤일리 후보는 경선 결과를 바탕 삼아 남부 지역 최초로 실시되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경선이 사실상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헤일리 이름 공격은 극우 온라인 매체에서 헤일리의 이름을 근거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좌파 진영에서는 헤일리 후보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했음에도 미국이 “인종차별 국가인 적이 없다”고 말한 헤일리에 대한 비판이 있어왔다.
트럼프는 인종과 이민 역사를 무기 삼아 공격해온 오랜 전력이 있다. 백인이 아닌 인도 및 자메이카 이민자의 후손으로 최초의 부통령이 된 카말라 해리스의 이름을 일부러 인도 및 자메이카 억양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대통령 재임시에도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왜 노르웨이 같은 나라가 아닌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거지소굴” 같은 나라의 이민을 받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트럼프가 “미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미국 이민을 지지한다고 설명을 붙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 미국으로 이민했다. 그의 친할아버지 프레데릭 트럼프는 독일 바바리아 지역 출신으로 1880년대에 이민했다.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 이바나 젤니코바는 결혼 전 체코에서 태어났다. 세 번째 부인인 현재의 멜라니 트럼프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났다. 트럼프의 네 자녀가 모두 이민자의 후손인 셈이다.
헤일리는 자신의 가문 역사가 미국이 인종차별 국가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