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에게 투표하려고 왔습니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첫번째 공식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미 막이 오른 사전투표소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흑인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찾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치랜드 카운티 건물에 마련된 민주당 프라이머리 사전투표소는 평일 오후임에도 투표소 밖까지 줄이 늘어서 있었다.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오는 3일 진행되지만, 지난달 22일부터 2일까지 사전 투표가 진행 중이다. 공화당 프라이머리는 이달 24일 진행되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은 둘 중 하나의 경선에만 참여할 수 있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 대다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간혹 백인 유권자들도 모습을 보였으나, 극히 드물었다.
통상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선 민주당 지지자가 많고, 주도인 컬럼비아가 속한 리치랜드 카운티는 흑인 주민들의 비율이 특히나 높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인구 비율은 약 26% 수준이지만, 이곳은 47% 수준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 87%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에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응답자의 50%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난 1일 나온 USA투데이와 서포크대 여론조사에서도 흑인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63%에 그쳤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현장에서 만큼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해야 한다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샨드라 스미스(58)씨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기 위해 왔다. 경제를 더 좋게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자신만을 돌보는데 반해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을 돌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광기와 멍청함, 거짓말, 속임수, 도둑질을 원치 않는다. 신뢰할 수 없는 이가 당선되는 것은 원치 않는기에 직접 나와서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많은 이들이 느끼고 있다”며 사우스캐롤라이나 대부분 흑인 유권자들이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할 것이라고 봤다.
샘 포글(70)씨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특하지만 동시에 안정성이 없고, 정직하려는 노력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좋은 리더가 아니며 옳바른 방향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에는 이길 것이다. 사람들은 정직한 사람, 정직한 답을 주는 사람, 가야할 길에 확고한 답을 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포글씨는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잃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그건 공화당 소속인 아주 극소수”라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대해서도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경험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할 수는 없기에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앤드루 길리언(70)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기를 혐오한다”며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늙었다고 말하지만, 선택은 결국 두 명으로 한정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바이든을 뽑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경선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는 만큼 1위 자리가 확실시된다. 이에 이번 프라이머리에서는 순위보다는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투표율이 관건이란 얘기다.
만약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떨어질 경우에는 그만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낮아진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유권자는 325만명 수준이며,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비율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선에서는 1980년 이래 매번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