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러시아에서 최대 영향력을 보유한 반(反)푸틴 활동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했다는 발표에 아직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니발니 사망 관련 긴급연설에 나서 “러시아 당국은 자신들만의 경위를 이야기할 것이지만 실수하지 말라”며 “푸틴이야말로 나발니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러나 나발디의 죽음은 푸틴과 그의 폭력배들이 한 일들의 결과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의 죽임이 러시아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분노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누구도 러시아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푸틴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본 것처럼 외국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자기네 시민들에게도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니발니의 사망과 관련해 미국이 추가적인 제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연방교정청은 이날 성명에서 나발니가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는데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다고 밝혔다. 얼마 전에만 해도 농담을 전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으나 돌연 숨진 것이다.
반푸틴 활동을 이어가던 나발니는 2020년 8월 시베리아 출장 후 비행기 안에서 신경독에 중독돼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 한 달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2021년 1월 귀국해고 극단주의 신봉 등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9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모스크바서 1900㎞ 떨어진 북극권 시베리아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