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로 예정된 민주당 미시간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아랍계 유권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가자 전쟁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압박을 가하려는 모양새다.
액시오스는 25일 진보 성향 미시간 유권자들이 27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는 대신 ‘부동표(uncommitted)’를 행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 경선에서 당내 부동표는 그 당 자체에는 표를 던지지만, 투표용지에 적힌 후보 중 특정인에 대한 지지는 표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실상 민주당의 유일한 대선 주자다.
이들의 부동표 행사 캠페인은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촉발된 가자 지구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에 관한 아랍계 표심을 부각하고 휴전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2020년 59%에서 17%로 급락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무려 4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미시간은 아랍계 비중이 큰 지역으로, 디어본의 경우 주민 55% 가까이가 중동·북아프리카 혈통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미시간에서 50.62%를 득표해 47.84%를 득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는데, 중동계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2020년에 앞서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미시간에서 이겼다. 액시오스는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은 2020년 대선에서 그 주를 뒤집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같은 (아랍계) 유권자들의 지지에 해를 끼쳤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미시간을 지역구로 둔 데비 딘젤 민주당 하원의원은 “(가자 상황으로) 상처받은 미시간 주민이 많다는 사실을 백악관에 이해시키기 위해 부동표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역시 미시간을 지역구로 둔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27일에 창피를 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 지역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는 강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