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8일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을 위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미국의 반대로 부결됐다.
미국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보리 결의 채택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누구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날 표결에서는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한국, 일본, 슬로베니아, 시에라리온, 모잠비크, 몰타, 가이아나, 에콰도르, 알제리 등 12개국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미국이 반대하면서 통과가 무산됐다.
영국과 스위스는 기권했다.
안보리는 당초 오는 19일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이날 표결을 진행했다.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채택됐다면 팔레스타인은 유엔 총회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어 회원국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유엔 회원국 자격을 인정받으면 독립 국가 수립에도 가까워진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표결 전 “최근 확전으로 완전히 독립적이고 실행 가능하며 주권적인 팔레스타인 국가와 이스라엘 간 지속적인 평화를 찾기 위해 선의의 노력을 지원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설득했지만, 미국의 거부권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은 안보리 표결 이전부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지역의 지속 가능한 평화는 이스라엘 안보를 보장하는 두 국가 해법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도 “미국과 이 목표를 공유하는 파트너들의 지원 하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직접적인 협상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접근법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목표를 의미 있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진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뉴욕(유엔)에서의 성급한 행동은 의도가 좋을지라도 팔레스타인 국민들을 위한 국가 수립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 고문도 이날 기내브리핑에서 “우린 두 국가 해법과 팔레스타인 국민을 위한 국가를 전적으로 믿는다”며 “이를 위한 가장 좋고 지속 가능한 방법은 당사자 간 직접 협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즉각 미국 규탄에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PA 대통령은 안보리 부결 직후 성명을 내 “미국의 정책은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침략이자, 우리 국민에 대한 대량 학살 전쟁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라며 “이 지역을 심연의 끝으로 더욱 밀어붙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거부권은)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이며, 정당하지 않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미국의 반대에 감사를 표하며, 팔레스타인에 정회원 지위를 부결하는 건 “테러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