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의 큰 화두 중 하나인 이민 정책과 관련해 신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이민자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내용으로, 최근의 대이민 강경 조치 이후 집토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드리머(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온 이들)들이 있어 더 낫고 더 강하다”라며 이런 내용을 담은 신규 이민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4일 월경 이민자 수를 기반으로 망명을 제한하는 강경 조치를 발표한 지 보름 만이다.
이날 발표한 조치는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불법 이민자 및 그 자녀가 합법적으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1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미국인의 배우자가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출국을 요구받아 가족과 생이별하게 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내가 발표하는 조치는 가족을 함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 명은 미국인이고 한 명은 비시민권자이면서 최소 10년을 미국에 거주한 이들”을 예로 들었다. 이어 이들은 자녀를 키우고 이들을 교회와 학교에 보내며, 세금을 내 우리 국가에 기여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남부 국경 불법 월경 이민자 수가 평균 2500명을 넘을 경우 망명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책적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지만, 일부 지지층 반발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국경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민자가) 미국 국적을 획득할 합법적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나는 국경이나 이민 문제로 정치 게임을 하는 데 관심이 없다”라며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의 여신상은 이 나라의 역사적 유물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여전히 우리가 누구인지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민을 장려함으로써 우리 국경 안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거짓 믿음을 나는 거부한다”라고도 했다.
이민 문제로 자신에게 공세를 퍼부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그의 말이 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불법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겨냥한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의의 미국인들의 인내심은 국경에 대한 공포라는 시험대에 부딪혔다”라며 “이는 내 전임자가 계속 심으려 한 공포”라고 했다. 이어 “이민자를 부를 때 그(트럼프)는 ‘짐승(animals)’이라는 단어를 쓴다”라며 “대통령 시절 그는 국경에서 가족과 자녀를 분리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위스콘신 러신 유세 현장에서 “부패한 조 바이든은 세계에 ‘불법 입국에 보상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라며 “이게 (바이든 행정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울러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라며 “(바이든 대통령 정책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흑인 인구다. 히스패닉 인구”라고 했다. 이와 함께 “노동조합 역시 심한 피해를 보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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