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인터넷에서 미국의 ‘국민 아빠’로 받아 들여진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WP의 칼럼니스트 모니카 헤스는 월즈가 “집에 가는 당신에게 기름값으로 20달러를 찔러 넣어주는 사람”으로 인터넷에 묘사돼 있다고 예를 들었다. 다음은 헤스의 칼럼 요약.
“빨강 신호등에 멈춘 차 안에서 손을 흔들어 창문을 열게 하고 오른쪽 뒷바퀴 바람이 빠진 것 같다고 말할 사람”, “이웃에 10mm 크기 볼트용 렌치를 빌려주는 사람”, “해리스가 ‘당신을 부통령으로 선택했어요’고 말하자 월즈가 ‘안녕, 당신을 내 부통령으로 뽑았어요. 난 아빠니까!”라고 말했다는 등등이 월즈를 묘사하는 인터넷 글귀들이다. 월즈가 러닝메이트로 발표되자마자 한 축제에서 새끼돼지를 안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을 장식했다.
모두 유능하고 자상한 중서부 지역의 아빠라는 친숙한 이미지를 활용한 밈들이어서 쉽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월즈의 실제 성격과 삶이 이런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다.
월즈는 2020년 페이스북에 딸과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고 “학교의 낡은 스피커 설치법을 가르치는 중, 무엇보다 좋은 스피커 선이 중요합니다, 알겠지요!!!”라고 쓰기도 했다.
몇 달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듭된 실수로 대선 패배 가능성이 커졌던 탓에 월즈의 이런 모습들이 민주당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비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 JD 밴스는 “아이를 낳지 않는 고양이 맘” “폭력 남편을 참고 살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미지를 구겼다.
월즈에 관한 각종 밈들이 절제, 듬직함, 리더십, 신체적 강건함 등 주로 남성다움을 강조하는 것이어서 민주당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월즈의 남성다움은 도로의 눈을 치우거나, 공항 가는 길을 꼼꼼히 알려주거나, 차에서 내려준 뒤 집에 들어갈 때까지 지켜봐 주는 식의 자상함으로 강조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점들만이 월즈에 대한 열광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월즈는 사냥을 즐기고 주방위군에서 복무했으며 한때 총기소유를 강력히 지지했고 고등학교 미식축구팀 코치를 하면서 주 챔피언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했던 남자다. 바로 그 남성성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그러나 월즈는 집단 총격 사건들을 목격한 뒤 총기소유 규제강화로 입장을 바꾸었고 본인이 직접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자녀를 얻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임신중절을 허용해야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교사로 일하던 학교에서 동성애 지지 클럽의 지도 교사를 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월즈는 “나이든 백인 남성들”을 향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
월즈가 받는 사랑은 그의 남성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칭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바로 이런 남성성을 기다려왔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남성성은 월즈가 말한 대로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 클럽”과 같은 기이한 남성성이다. 권위주의와 리더십, 힘과 지배, 보호와 통제를 착각하는 남성성은 이번 주 월즈의 남성성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남성성을 증오하던 진보 여성들이 한 순간에 월즈의 남성성에 푹 빠졌다.
중서부 지방 아빠라는 표현으로 모든 선한 남성들을 아우를 수는 없다. 그보다는 온라인에 이미 올라있는 “팀 월즈는 진정한 남성”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그렇다. 팀 월즈는 진정한 남성이다. 자신감 있고 품위 있는 남성이다. 온라인 농담에 오른 말이다. 백악관에서 “국가 안보와 세금 정책을 논하라고 시켰더니 헤드램프를 달고 다락방에서 낡은 전선을 고칠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