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 무소속 후보로 존재감을 이어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23일(현지시각)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요하고 체계적인 검열과 언론 통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길이 있다고 더이상 믿지 않는다”며 대선 레이스 하차를 선언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이어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케네디 주니어가 대권 도전을 중단하고 트럼프 진영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해왔는데, 케네디 주니어의 이날 발표로 이러한 관측이 현실화됐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박빙세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는데, 케네디 주니어의 합류는 트럼프 측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는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선언 이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식당에서 “케네디에 감사하다. 정말로 멋졌다”며 “그는 위대한 사람이며, 모두의 존경을 받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유세에 나서는데, 케네디 주니어 역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케네디 주니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앞서 해리스 캠프의 젠 오맬리 딜런 선대위원장은 케네디 주니어 하차 가능성과 관련해 “대선에 그렇게 많은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정치 명문’ 케네디가(家)의 일원으로 환경 변호사로 주로 활동했다. 암살당한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다.
당초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15% 안팎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격차를 극복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지난해 10월 민주당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때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15%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제3지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대선이 가까워져 오자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이에 해리스 후보, 트럼프 후보 측과 각각 차기 내각에 입성하는 조건으로 지지 선언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측은 이를 거절했으나, 트럼프 측과는 소통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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