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 반대하면서도 공화당 후보로 메릴랜드 주의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대단히 이색적인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호건 후보에 맞서는 민주당의 앤젤라 앨서브룩스 후보는 유세에서 민주당 우세 지역인 메릴랜드에서의 선거가 이상하다면서 호건 전 주지사가 자신보다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건에 투표하면 민주당의 상원 과반수가 무너진다며 자신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호건과 함께 일해 봤는데 인간적으로 그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는 다른 게 걸려 있다. 상원을 민주당이 계속 장악하느냐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를 자주 비난해온 중도파 공화당 주자인 호건은 트럼프의 출마 승인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런 그를 많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좋아한다. 메릴랜드 주지사를 2번 역임한 호건은 공화당 지지자들과 교외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로 당선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호건은 “매일같이 사람들이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며 당신에게도 투표할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이야말로 ‘워싱턴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에서 공화당이 상원의원에 당선한 것은 거의 40년 전이다. 그러나 이번에 호건은 트럼프와 결별하면서 출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할 경우 상원 장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난 6월 호건을 지지했지만 호건이 거부했다.
호건은 2015년 대선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의 지지를 거부하며 요청한 적도 없다.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마가(MAGA) 운동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 인물”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가 메릴랜드 주에서 선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곳에서 호건은 트럼프보다는 지지율이 높지만 민주당 앨서브룩스 후보에 여전히 8% 포인트 뒤진다.
호건은 이번 주부터 시타델 헤지 펀드 CEO 켄 그리핀이 운영하는 정치단체로부터 1830만 달러 상당의 선거 광고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이로써 호건은 공화당 예비선거부터 지금까지 모두 335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금했다. 반면 앨서브룩스 후보의 선거자금 모금액은 절반도 안되는 1470만 달러다.
호건 후보는 2022년 의사가 아닌 간호사, 의사 보조원 등 면허가 있는 사람이 인공유산을 실시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그의 거부권은 주 의회에 의해 무효가 됐다.
이번에 호건 후보는 전국적인 인공유산 권리 법제화 법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공약하고 있다.
호건 지지자들은 호건이 당선하면 메릴랜드 주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조 맨친 웨스트버지니아 주 상원의원이나 수전 콜린스 메인 주 상원의원과 같은 중도파로서 역할을 하면 메인 주가 주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호건은 2014년 주 세금 인하 등을 내세워 주지사에 당선하면서 정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가 취임연설을 할 때 가볍게 내리기 시작한 눈이 폭설로 변했었다. 그러자 호건이 “사람들이 공화당 주지사를 뽑아서 지옥 같은 추위가 닥쳤다고 했다”고 농담했다.
주지사 첫해 수십억 달러의 지하철 건설 계획을 폐기하고 볼티모어의 폭동에 주 방위군을 파견했다. 2016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호건은 2018년 12% 포인트 차로 주지사에 재선했다.
흑인 여성 최초의 상원의원 후보인 앨서브룩스 민주당 후보는 호건에 비해 지명도가 많이 떨어진다. 고향인 프린스 조지 카운티에서 검사로 활동한 뒤 2018년 카운티 행정책임자에 당선했다.
앨서브룩스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당원들은 대부분 주지사가 아닌 상원의원 선거이기 때문이라고 지지하는 이유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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