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일 생일을 맞아 100세를 넘긴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지난달 17일에는 애틀랜타의 폭스 극장에서 그의 100세 생일 축하 콘서트가 미리 열렸다.
카터 전 대통령 외 90세 이상 장수한 역대 미국 대통령은 제2대 존 애덤스(90세), 38대 제럴드 포드, 40대 로널드 레이건, 41대 조지 H.W. 부시(93세) 등 4명이다.
CNN 방송은 카터 전 대통령의 ‘100세의 의미’를 다양한 기록으로 조명했다.
카터가 재선에 실패하고 1981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을 때 56세였다. 연금 생활을 하기에는 너무 젊었다.
카터는 다른 대통령들과는 달리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기업 이사회에 앉아 연설료를 받는 데 전념하지 않았다.
‘가장 성공한 전직 미국 대통령’ ‘대통령을 맡지 않고 전직으로 남았으면 더 나았을 대통령’ 등의 말을 듣는 카터의 퇴임 후의 왕성한 활동이 이어졌다.
카터는 해비타트 운동을 통해 집을 짓고, 쿠바와 중동에는 평화 사절단으로 파견됐다.
카터는 1994년 6월 김영삼 대통령과 면담 후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는 인질 석방협상을 하고, 고향에 살면서 일요 학교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책을 쓰고, 세 차례 그래미상을 받았다.
카터는 대통령직을 떠난 지 거의 44년 동안 기니아충(혹은 메디아충)을 근본적으로 근절하는 데 기여했다.
카터 센터에 따르면 기니아충은 1980년대 중반 약 350만 명에게 감염되었지만 지난해에는 단 14명만 감염됐다.
그가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지 22년이 지났다. 그때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고 있던 때였다.
카터가 기자 회견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아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발표한 지 9년이 흘렀다.
카터가 자서전 ‘나의 전 생애: 90세에 대한 회고’를 출간한 지도 9년이 흘렀다. 그는 캐나다 위니펙에서 탈수로 병원에 입원한 지 7년이 흘렀다.
그가 세 번째 그래미상을 수상하고 엉덩이를 다친 후 80세에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으니 대통령 임기에는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농담했던 2019년부터 5년이 지났다.
그해는 그가 95세가 되어 조지 H. W. 부시를 제치고 가장 오래 산 미국 대통령이 된 해이기도 했다.
이제 카터는 호스피스 케어에 들어간 지 거의 2년이 되었고 그의 아내 로잘린이 죽은 지 거의 1년이 되었다. 그들은 1946년에 결혼했다.
카터는 1924년 10월 1일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병원에서 태어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100세 생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CBS 뉴스에 공개한 메시지를 통해 “당신은 우리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라며 “우리나라에 대한 당신의 희망적인 비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헌신, 인간의 선함이 가진 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은 우리 모두에게 지침이 되는 빛”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해 사실상 같은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사실상 거부했다.
반면 카터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밝혔다.
카터의 손자 제이슨 카터는 “조부가 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첫 여성 대통령이자 아시아계 혈통의 첫 대통령이 되는 역사를 쓰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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