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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 “트럼프는 엉망, 해리스는 재앙”

[이윤희 특파원의 워싱턴 리포트] 펜실베이니아 노샘프턴 카운티…대선 가늠 척도

2024년 10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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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한달여 앞둔 지난 3일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내에서도 경합지역으로 꼽히는 노샘프턴 카운티 내 이스턴 시내에 차량이 지나다니고 있다.[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미국 동북부 내륙에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의 별칭은 ‘키스톤 스테이트(keystone state)’다. 키스톤은 건축에서 쐐기돌인데, 한마디로 핵심이란 뜻이다. 미국 독립과 건국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기에 이러한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30일 앞으로 다가온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펜실베이니아는 그야말로 핵심이다. ‘러스트 벨트(동북부 쇠락한 공업지대)’ 중 한 곳으로 표심을 예단키 어렵다.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대의원단을 보유하고 있어, 대선 승리를 위한 쐐기돌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펜실베이니아 표심은 2016년 공화당을, 2020년 민주당을 향했다. 그런데 사실상 내부를 뜯어보면 펜실베이니아 모든 지역이 경합지역은 아니다. 전체 67개 카운티 중 2016년과 2020년 표심이 달라진 곳은 단 두곳에 불과했다.

워싱턴DC에서 차로 4시간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샘프턴 카운티가 그중 하나다. 2016년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2020년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이곳은 민주당 지지세와 공화당 지지세가 거의 비슷해 선거마다 지지후보 정당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선택이 거의 대부분은 펜실베이니아 전체 민심과 일치한다.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의 역할을 감안하면 노샘프턴 민심이 미 대선 결과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셈이다.

펜실베이니아주 노샘프턴 카운티 이스턴법원청사에 설치된 우편투표용지 전용 투표함.

지난 3일 노샘프턴 이스턴에서 만난 존 킨케이드 라파예트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가 필요한데,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 지역, 노샘프턴에서 이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샘프턴은 1968년, 2000년, 2004년 세 차례를 제외하고는 1912년이래 모두 대선 승자에게 투표했다”며 “대부분의 경우 이 지역은 펜실베이니아주 전체 표심을 투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샘프턴에는 백인 외에도 흑인, 라틴계, 무슬림 인구가 살고 있으며 이는 주 전체 인구구성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스턴과 베들레헴 등은 민주당 성향이 짙은 반면, 그외 지역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샘프턴 주민들의 마음은 현재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노샘프턴 카운티는 지난 3일부터 이스턴 등 주요 도시에 설치된 투표함에 우편투표용지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종의 사전 투표인 셈이다.

투표함 앞에서 만난 이스턴 법원청사 관계자는 “카운티 공무원이라 정치적인 얘기는 할 수 없지만 정말 근접한 승부가 될 것 같다”며 “이 지역에서 이기는 사람이 선거를 이긴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내에서도 경합지역으로 꼽히는 노샘프턴 카운티 내 이스턴 시내 모습

실제 인근 대형마트에서 만난 유권자들 사이에선 의견이 극명히 갈렸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60대 백인 여성은 “당연히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다”며 “임신중절(낙태) 이슈도 많이 얘기되지만 내게는 국경 문제가 더 중요하다. 안전해야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카멀라 해리스는 재앙이다”고 말했다.

월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조(73)씨도 “1000% 트럼프를 지지한다. 그가 대통령일 때 물가가 지금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터무니 없다. 가스도, 햄버거도, 모든 것이 비싸졌다. 해리스는 자기가 물가를 잡겠다지만 이미 늦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낙태권 따위(that abortion shit)도 믿지 않는다. 낙태를 원하면 8개월된 아기도 죽일 수 있어서 트럼프가 그걸 멈추려 한 것이다. 그건 살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유럽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는 캔디(77)씨는 “트럼프는 엉망이다. 언제나 멍청한 얘기만 하고 있다. 정권을 잡으면 모든게 힘들어질 것이다. 그는 심지어 중범죄자다”며 “이민자 문제로 말이 많은데, 내 아버지는 루마니아에서 왔고 외조부모님은 헝가리에서 왔다. 우린 항상 사람들을 받아들여왔고, 그게 이 나라의 전부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도 이제는 여성을 백악관에 앉힐 때가 됐다”며 “이 지역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많은 것을 알지만, 부디 이곳에서 해리스가 이기길 바란다. 우리 애들은 공화당을 지지하는데, 난 항상 ‘멍청한 너희들 아버지처럼 굴지마’라고 혼낸다”고 말했다.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있던 대니(55)씨 역시 “난 해리스를 지지한다. 내가 느끼기에 트럼프의 가치나 방식은 대통령보다 독재자 같다”며 “해리스가 최고의 선택은 아니지만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라파예트대 캠퍼스에서 만난 제이크(18)씨는 “솔직히 말해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확실하지 않다. 둘 중에 누구도 좋은 후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캠퍼스내 여론에 대해서는 “토론회가 있거나 하면 많은 얘기들이 나온다”며 “우리학교 학생들(지지후보는) 상당히 혼재돼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남성은 “이번에 투표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어쨌건 투표는 조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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