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고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후보는 9일 성명에서 “재외 미국인에 대한 이중과세를 종식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미국인은 거주지나 소득이 발생한 지역과 관계없이 전 세계 소득 관련 세금을 내야 한다. WSJ은 이는 대부분의 국가가 거주지를 기반으로 과세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기본적으로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프랑스와 미국 모두에 납세 의무가 있다”고 짚었다.
이 제도는 1864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소득세는 남북 전쟁 관련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도입됐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에 만료되는 2017년 개인 세금 감면을 연장하는 방안에 팁, 사회 보장 및 추가 근무 수당에 관한 과세를 없애는 등 다양한 세금 감면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번 공약은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이라는 ‘특정 인구층’ 표심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작성된 통계에 따르면 약 440만 명의 미국인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이 중 280여만 명은 18세 이상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캠프는 트럼프 후보의 이번 제안이 많은 유권자 특히 해외에 거주 중인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지 해외 거주자를 대변하는 단체인 ‘해외 공화당(Republicans Overseas)’ 대표인 솔로몬 유는 “미국 우선주의는 한편으로 미국인 우선주의를 의미한다”며 트럼프 후보의 공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이날 언급한 이중과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확실하다고 WJS은 지적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할 지에 관해서 설명하지 않았다.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이 과도한 세금 부담을 안고 있거나, 이 규정이 과도하다고 모두가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마이클 커시 노터데임 대학 법학 교수는 “그들(해외 거주자)은 자발적으로 미국과의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가 거주지 기반 과세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면 사회 통합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리 국가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